'주홍글씨’ 강승호의 진심 어린 반성…"무조건 제가 잘못했죠"

2019년 4월 음주운전으로 징계 및 임의탈퇴
2021년 FA 최주환의 보상선수로 두산 이적

강승호는 절실한 마음으로 두산 베어스에서 새롭게 출발한다.(두산 베어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처음엔 너무 큰 벌을 받는 것 아닌가도 싶었다. 하지만 뼈저리게 반성했다. 내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다.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강승호(27·두산)는 2년 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조심스럽게 꺼내는 말 한마디에는 진정성이 있었다.

'징계 중'이다. 2019년 4월 22일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았던 강승호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9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전 소속팀 SK는 음주운전 다음날에도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했던 강승호를 임의탈퇴 했다. 그렇게 한때 '전 야구선수'였던 강승호는 1년 4개월이 지나서야 임의탈퇴가 해제돼 야구를 다시 할 기회를 얻었다.

어렵게 돌아온 강승호는 진심으로 반성하며 행동으로 보여줬다. 부과된 사회봉사활동 180시간을 이수한 뒤에도 무료급식소, 병원 등을 찾아 추가 봉사활동을 했다. 그렇게 1년을 보냈다.

SK는 강승호의 임의탈퇴를 해제하면서 "강승호의 반성, 자기관리, 봉사활동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성의 시간은 강승호의 인생을 바꾼 전환점이었다. 이제 운전대를 잡을 수 없는 강승호는 매일 아침 일찍 만원버스에 몸을 실었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으나 그 속에서 깨달은 게 많았다.

강승호는 "많은 걸 느꼈다. 오전 6~7시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는데 야구선수로 활동할 때는 잠들어 있던 시각이었다. 버스를 탈 때마다 만원이었다. 세상에는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이 많았다. 그동안 내가 너무 쉽게 살았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자발적으로 추가 봉사활동을 했다. 스스로 내린 벌이었다. 강승호는 "1년 가까이 봉사활동을 했다. (새로운 경험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를 느끼고자 했다. 또 더 반성하자는 의미였다. 간혹 나를 알아보는 분을 만날 때도 있었는데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야구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간절함도 커졌다. 강승호는 "야구를 안 보려고 해도 눈이 가게 되더라. 과거에도 절실하게 야구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니 그건 절실함이 아니었다. 유니폼을 벗어보니까 피부에 와 닿았다. 진짜 유니폼을 입고 야구할 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며 살며시 웃었다.

그 사이 팀도 바뀌었다. FA 최주환(SK)의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두산에 왔다. 2018년 7월 31일 트레이드(LG→SK)에 이어 두 번째 이적이다.

강승호는 "서운함이 가득했던 트레이드 때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두산은 멋있고 야구를 잘하는 팀이기도 하다. 좋은 선수들도 많다. (두산 이적은) 내게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의지가 불타올랐다"고 했다.

강승호는 아직 '공식 경기'에 뛸 수 없다. 임의탈퇴 해제 당시 SK가 63경기를 남겨둔 시점이었다. 출전정지 징계가 남아 오는 5월에야 필드에 설 수 있다.

강승호는 "크게 달라질 건 없지만 손꼽아 기다렸던 순간이다. 복귀전을 치른 후 시즌 끝까지 1군 엔트리에 남아있는 게 올해 목표다. 나름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음주운전은 강승호의 주홍글씨다. 평생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강승호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반성과 노력으로 조금씩 야구팬의 마음을 돌리길 희망했다.

강승호는 "정말 많은 반성을 했다. 야구장을 떠나 있는 동안 배우고 느낀 게 많다. 초심을 잃지 않고 절실하게 야구하겠다. '두산이 강승호를 잘 데려갔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