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화는 어쩌다 1985년 삼미에 근접하게 됐나

베테랑 적체 속 세대교체 실패
12일 두산에 패하면 역대 최다 18연패

11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9회초 5대0으로 경기가 뒤지고 있자 한화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0.6.1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20년 한화 이글스가 프로야구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기록한 18연패다.

한화는 지난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6차전에서 0-5로 무릎을 꿇었다. 17연패 수모와 함께 7승26패로 여전히 최하위다.

이제 12일 안방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시즌 1차전에서 패할 경우 한화는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타이인 18연패를 기록한다. 항상 연패 기록이 등장할 때 회자되는 1985년 삼미의 기록이다.

삼미와 비견되는 것만으로도 한화에는 굴욕이다. 1985년 삼미는 전기리그에서 18연패와 함께 15승40패, 승률 0.273로 최하위에 머문 뒤 경영난으로 인해 후기리그를 앞두고 청보에 매각된 구단이다.

이미 한화는 17연패로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와 함께 역대 최다 연패 공동 2위에 올랐다. 쌍방울 역시 구단 경영이 어려워 1999시즌을 마지막으로 KBO리그에서 자취를 감췄다.

삼미와 쌍방울 모두 모기업의 경영난 속에 최악의 연패와 함께 구단이 사라졌다. 하지만 한화는 그렇지 않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FA 영입에 100억원대의 투자를 아끼지 않던 구단이다. 1985년 삼미, 1999년 쌍방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자진사퇴한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3년 전부터는 구단 기조가 투자에서 육성으로 바뀌긴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도 리그 최고의 마무리 정우람(4년 39억원), 간판타자 김태균(1년 10억원), 그리고 이성열(2+1년 20억원)과 윤규진(1+1년 5억원) 등 내부 FA 선수들을 붙잡는데 적지 않은 지출을 감행했다.

한용덕 전 감독-박종훈 전 단장 체제에서 한화는 확실히 거물급 FA 영입에 지갑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정우람·김태균 등을 포함해 내부 FA 선수들과는 꾸준히 계약을 맺었다.

2018시즌을 마치고는 송광민(2년 16억원)·이용규(2+1년 26억원)·최진행(1+1년 5억원)이 남았다. 2017시즌을 마친 뒤에는 박정진(2년 7.5억원)·정근우(2+1년 35억원)·안영명(2년 12억원)이 FA 계약으로 한화에 잔류했다.

문제는 급진적인 세대교체 작업 속에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 계약 과정에서 잡음도 일었다. 결국 최근 3년 간 계약한 내부 FA 선수 중 특출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거의 없었다. 올 시즌 정우람은 등판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팀 내 베테랑들이 쌓여가는 상황. 경험많은 베테랑들을 적절히 기용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내야 했다. 그러나 감독과 베테랑들의 불협화음 속에 아직 준비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1군에서 뛰면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11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9회초 5대0으로 경기가 뒤지고 있자 최원호 감독대행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20.6.1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최원호 감독대행이 선임된 뒤 한화는 다시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꺼번에 10명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젊은 선수들을 대거 1군으로 불러올렸다. 그러나 젊은 피를 중심으로 경기에 나선 한화는 연패를 끊지 못했다. 14연패에서 지휘봉을 넘겨받은 최원호 감독대행은 롯데를 맞아 3연패를 추가한 뒤 두산을 상대하게 됐다.

당장 연패도 끊어야 하고 팀의 미래도 생각해야 한다. 최원호 감독대행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25년만에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을 다시 쓸 위기에 처해 있는 한화. 12일 두산전에는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 등판해 상대의 임시 선발 최원준을 맞아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doctor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