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 눌러버려" LG 김대현이 새긴 '야생마' 이상훈의 조언

LG 트윈스 김대현. /뉴스1 DBⓒ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LG 트윈스의 '2년차 신예' 김대현(20)이 연일 호투하고 있다. 에이스라 해도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김대현은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 시즌 9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1피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진짜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의 부상 공백으로 선발 기회를 얻은 김대현이다. 그런데 '대타'로 나온 김대현이 허프 부상 이후 등판한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46(24⅔이닝 4자책)을 기록하는 짠물투로 LG의 후반기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3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 김대현은 자신의 최근 성적을 두고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것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현은 올 시즌 한 차례 2군에 다녀왔다. 시즌 초반 얻은 선발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2군행은 김대현에게 좋은 터닝포인트가 됐다. 2군에서 포크볼 등 변화구를 집중 연마하며 확실한 자신의 무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대현은 "커브는 류제국 선배님, 임찬규 선배님 등 여러 선배님들에게 조언을 얻어 나에게 맞는 그립을 찾았다"며 "포크볼은 차우찬 선배님이 조언을 해주셨다. 차우찬 선배님이 '너는 포크볼도 100% 힘으로 던지려 하는데 포크볼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그대로 힘을 빼고 던졌더니 제구가 잘 됐다"고 설명했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김대현은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 스타일'의 투구를 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는 포크볼과 커브를 던지며 '레퍼토리의 다양화'를 꾀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 배경에 팀 선배들의 도움이 있었던 셈이다.

김대현이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데에는 강상수 1군 투수코치의 공이 컸다. 강 코치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김대현의 투구폼과 피칭 밸런스를 안정화시켰다. 김대현도 그런 강 코치의 지도에 수시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김대현에게 큰 영향을 미친 지도자는 또 한 명 있다. 피칭아카데미 원장인 '야생마' 이상훈 코치다. 김대현은 신인이던 지난해, 피칭아카데미에서 이상훈 코치의 전담 지도를 받으며 올 시즌을 대비했다.

최근 김대현은 구속이 150㎞ 가까이 나오고 있다. 제구까지 되는 묵직한 강속구는 김대현의 최고 무기. 구속 얘기가 나오자 김대현이 이상훈 코치를 떠올렸다.

김대현은 "사실 그동안은 타자에게 맞는 것이 무서워 도망다니는 피칭을 했다. 그러면서 '이제 스무살인 선수가 맞더라도 가운데로 던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그러면서 이상훈 코치님한테 들은 말을 떠올렸다. 코치님은 '130㎞를 던져도 기로 눌러버리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다보니 구속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 2군에 내려갔을 때 이상훈 코치에게 따로 조언을 받았던 것일까. 김대현의 대답은 "아니오"였다.

김대현은 "이제 아는 척도 안하신다. '이제 너는 내 손 떠났으니 너 알아서 해'라고 말씀하신다"며 "그런 모습이 진짜 멋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마운드 위에서는 누구보다 씩씩하게 공을 뿌리는 김대현이지만 팀 내에서는 2년차 어린 선수일 뿐이다.

아직 선배들이 어렵다는 김대현은 "막내 (고)우석이가 있는데, 선배들이 심부름을 시키면 항상 어디로 사라져 있어 내가 다 한다"고 귀여운 투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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