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대수비→대타→선발…LG 안익훈의 반전 스토리
7일 역전극 시발전, 8일 데뷔 첫 3안타…LG 반등의 2연승 견인
- 정명의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대수비 전문 요원에서 승부처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대타 요원으로, 그리고 선발 출전으로 위상이 격상되고 있다. LG 트윈스의 3년차 외야수 안익훈(21) 얘기다.
안익훈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신인 시절부터 안익훈은 빠른발을 앞세워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1군 경험을 쌓았다.
2015년 50경기에 출전, 타율 0.339(62타수 21안타)를 기록한 안익훈은 지난해에는 68경기에 나서 타율 0.267(45타수 12안타)의 성적을 거뒀다. 경기 후반 대수비로 교체 출전하는 것이 안익훈의 역할이었다.
올 시즌도 출발은 마찬가지였다. 양적으로 풍부해진 LG의 외야에서 안익훈이 주전 자리를 잡긴 어려웠다. 개막 엔트리에도 안익훈의 이름은 없었다. 안익훈은 4월26일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변함없이 대수비로 출전하던 안익훈은 "팀에서 나에게 바라는 것이 수비이기 때문에 오히려 수비에 나가면서 긴장감이 생긴다"며 "타격감도 좋긴 한데, 한 경기에 한 타석 밖에 못 나가다보니 감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타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던 안익훈에게 기회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LG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지자 양상문 감독은 안익훈을 지난 1일 잠실 넥센전에서 올 시즌 처음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안익훈은 4타수 2안타(2루타 1개) 1타점으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안익훈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자 양 감독은 그를 대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잠실 NC전. 2-2 동점이던 6회말 1사 2루 찬스. 손주인의 타석에 안익훈이 대타로 등장했다. 하지만 안익훈은 에릭 해커를 상대로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득점에 실패한 LG는 결국 3-4로 패하고 말았다. 경기 후에는 안익훈의 대타 투입에 대한 팬들의 비난도 있었다. 안익훈의 방망이 실력이 그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뜻이었다.
양 감독은 '대타 안익훈' 카드를 다시 한 번 꺼내들었다. 7일 수원 kt전이었다. 6-7로 뒤진 9회초 마지막 공격, 정상호의 타석 때 안익훈이 대타로 나섰다.
안익훈은 당시까지 올 시즌 한 번도 블론세이브를 저지르지 않고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던 김재윤을 상대로 11구 승부 끝에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안익훈의 안타를 시작으로 LG 타선은 집중타를 터뜨리며 대거 5득점, 11-7로 승부를 뒤집었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대타 안익훈'이 역전승을 견인한 셈.
그러자 안익훈은 8일 kt전에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는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맹활약으로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3안타는 안익훈의 한 경기 최다 안타 신기록.
앞으로도 안익훈은 타격감이 떨어지기 전까지 테이블세터로 중용될 전망이다. 타선 침체로 연패에 빠져 있던 LG는 안익훈을 앞세워 2연승을 달렸다. 안익훈의 반전 스토리가 LG 반등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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