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김재호의 기묘했던 하루…마지막은 '해피엔딩'
- 권혁준 기자

(잠실=뉴스1) 권혁준 기자 = 기묘하다 싶을 정도로 특이한 하루를 보냈던 두산 베어스 김재호(31). 하지만 마지막엔 활짝 웃었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오재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의 '히어로'는 끝내기 타점을 올린 오재일이었지만 경기가 끝난 뒤 가장 기뻤을 이는 주장 김재호였다.
이날 김재호에게는 유독 묘한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3회말 첫 타석이 시작이었다. 선두 허경민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김재호가 희생번트를 댔다.
1루에서 아웃이 될 타이밍이었지만 1루 커버를 들어오던 NC 2루수 박민우가 1루심과 부딪혀 넘어지면서 김재호도 살았다. 하지만 이 순간 강동우 베이스코치가 팔을 돌렸고, 허경민이 3루를 노리다 허무하게 아웃됐다. 1사 2루 혹은 무사 1,2루가 될 상황이 1사 1루가 됐고 두산은 선취점을 뽑지 못했다.
5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이 나왔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김재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김재호는 오른손을 들어 타임을 요청했고, 문승훈 심판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스튜어트는 그대로 공을 던졌고, 곧바로 배트를 바로잡은 김재호도 방망이를 휘둘러 안타를 쳤다. 타임이 선언됐기에 안타는 무효 처리됐고, 계속된 타석에서 김재호는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허탈하게 웃었다.
수비에서도 유달리 불안한 송구가 많았다. 7회초 1사 후 나성범의 안타로 호투를 펼치던 니퍼트의 '노히트'가 깨졌다. 이어진 테임즈의 1루 땅볼 때 선행 주자가 아웃됐지만 유격수 김재호가 악송구를 해 주자를 2루까지 내보냈다. 다행히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김재호로서는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8회말 타석에서까지 김재호의 '불운'은 계속됐다. 두산은 2사 후 민병헌의 안타, 에반스의 볼넷과 허경민의 빗맞은 내야안타로 만루를 맞았고, 김재호에게 타석이 돌아왔다. 이민호의 초구를 골라낸 김재호는 2구째 방망이를 내다가 멈췄다. 하지만 체크스윙에 공이 맞았고, 힘없는 2루 땅볼이 됐다.
0-0으로 연장 승부까지 돌입했고, 이 경기를 진다면 김재호 개인 뿐 아니라 두산 전체에게도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재호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다. 11회말 무사 1루에서 김재호는 번트 대신 타격을 선택했고, 빗맞은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공이 라이트에 들어가면서 중견수 김성욱이 타구 방향을 놓쳤고, 행운의 안타가 됐다.
결국 이 안타는 결승점의 교두보가 됐다. 두산은 박건우의 뜬공으로 1사 2,3루를 만든 뒤 오재원의 고의볼넷으로 만루를 채웠다. 이어진 타석의 오재일이 희생플라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재호도 허경민의 끝내기 득점을 확인한 후에 활짝 웃어보였다. 유독 운이 따르지 않았던 김재호의 하루였지만,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다.
starburyny@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