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숫자로만 따져 본 WBC 가상 엔트리…구자욱·신재영 승선?

김인식 WBC 감독. /뉴스1 DBⓒ News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4번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5일 김인식 감독을 WBC 감독으로 선임했다. 9월 이내로 1차 엔트리 60인이 발표되고 이후 최종 28명이 내년 3월 열리는 WBC에 출전한다.

엔트리를 두고 벌써부터 많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발탁여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우완 투수가 부족한 문제, 대표팀 '세대교체' 문제 등도 화두다.

이런 상황에서 오직 '숫자'만으로 WBC 가상 엔트리를 꾸려봤다. 객관적인 지표로 따졌을 때 올 시즌 포지션 별로 활약이 가장 뛰어났던 선수들이다.

기준으로 삼은 지표는 WAR(Wins Above Replacement :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이다. WAR은 공격, 주루, 수비 등 모든 항목을 포괄해 직관적으로 선수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최근 야구에서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우선은 KBO리그 선수들을 기준으로 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경우 리그가 달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기 때문이다. WAR은 9월11일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스탯티즈의 기록을 참고로 했다.

△포수 : 강민호(롯데·4.67), 양의지(두산·3.75)

이재원(SK·1.81), 이홍구(KIA·1.11)

포수 부문에서는 강민호와 양의지가 '쌍벽'을 이뤘다. 둘 이외에 포수 중에서는 WAR 2를 넘은 선수도 없다. 둘 모두 국가대표 경험도 있는 선수들이기에 큰 이견은 없을 포지션이다.

강민호는 올 시즌 103경기에서 0.322의 타율과 17홈런, 60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35)은 4할이 넘고, 장타율(0.546)은 5할이 넘는다. 도루저지율도 34.4%로 준수했다.

양의지는 0.299의 타율에 20홈런 62타점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최강팀 두산을 이끈 든든한 안방마님이었다.

삼성 구자욱. /뉴스1 DB ⓒ News1 최창호 기자

△1루수 : 구자욱(삼성·4.13), 오재일(두산·3.19)

박정권(SK·1.77), 정성훈(LG·1.16)

1루수는 구자욱과 오재일이 WAR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1루수 부문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이대호(시애틀)와 박병호(미네소타)가 포진한 데다 김태균(한화)의 발탁 가능성도 있는 등 변수가 많다.

지난해 신인왕 구자욱은 올 시즌 삼성의 핵심 선수로 자리잡았다. 0.364의 타율에 11홈런 68타점 90득점 10도루 등을 기록 중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19에 달한다. 수비도 준수한 편이고, 1루수 이외에 외야수 등 다른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오재일은 0.316의 타율에 20홈런 74타점을 기록 중이다. OPS도 0.983이고 수비력도 1루수로는 뛰어난 편이다.

△2루수 : 박경수(kt·4.54), 서건창(넥센·3.58)

정근우(한화·3.31), 박민우(NC·2.98)

박경수가 2루수 부문 WAR 1위인 것은 놀랍지 않다. 박경수는 올해 kt의 중심타순에서 0.316의 타율과 20홈런 78타점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2루수 중 유일하게 WAR이 4점대를 넘겼다.

박경수가 올 시즌 현재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친 2루수였다는 것은 이견이 없다. 다만 그간의 국가대표 이력이 많지 않고 같은 포지션에 '터줏대감' 정근우(한화)가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정근우는 2루수 부문 3위를 기록 중이다.

2루수 부문 2위는 서건창이었다. 서건창은 0.315의 타율에 6홈런 60타점 98득점 24도루 등을 기록 중이다. 박경수가 '한방'을 갖춘 2루수라면, 서건창은 컨택과 주루에 강점이 있는 2루수다.

SK 최정. /뉴스1 DB ⓒ News1

△3루수 : 최정(SK·5.38), 황재균(롯데·4.97)

이범호(KIA·3.84), 박석민(NC·3.55), 김민성(넥센·3.47)

3루수 부문도 큰 이견이 없을 포지션 중 하나다. 최정과 황재균은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며 WAR 5점대를 넘거나 근접했다. 다만 메이저리거 강정호(피츠버그)의 존재가 변수다.

최정은 0.290의 타율에 37홈런 94타점을 기록 중이다. '클래식 스탯'으로만 봐도 압도적인 기량이었다. 37홈런은 SK 역대 국내타자 단일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황재균 역시 화려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0.327의 타율에 22홈런 94타점, 도루도 24개나 있다. 다재다능한 활약을 펼친 시즌이었다.

△유격수 : 김재호(두산·3.96), 오지환(LG·3.53)

김하성(넥센·3.23), 손시헌(NC·3.05)

유격수 부문은 가장 치열한 포지션 중 하나다. 수비력에서 앞서는 김재호가 가장 높은 WAR을 기록한 가운데, 오지환과 김하성의 각축이 뜨겁다. 유격수 역시 강정호의 합류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김재호는 유격수 부문 최소실책(7개)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수비가 가장 큰 장점이다. 공격력 역시 0.304의 타율에 67타점 등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승선이 가장 유력한 유격수다.

오지환과 김하성은 둘 다 공격력이 뛰어난 유격수다. 오지환은 0.272의 타율에 19홈런, 김하성도 0.280의 타율에 18홈런을 기록했다. 다만 둘 모두 실책이 다소 많은 편으로 수비 불안의 단점이 있다. 오지환은 17개, 김하성은 19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삼성 최형우. /뉴스1 DB ⓒ News1 이종현 기자

△외야수 : 최형우(삼성·6.19), 이용규(한화·3.98), 손아섭(롯데·4.60)

김재환(두산·4.87), 나성범(NC·4.50), 박건우(두산·4.23), 민병헌(두산·4.20)

외야수 부문은 좌익수 최형우, 중견수 이용규, 우익수 손아섭이 가장 높은 WAR을 기록했다. 0.366의 타율에 24홈런 125타점을 쓸어담고 있는 최형우와 한화의 리드오프로 국가대표 경험도 풍부한 이용규, 0.319의 타율과 15홈런을 기록한 손아섭 모두 큰 이견은 없을 선수들이다.

다만 백업맴버는 논란이 될 수 있다. 전체 외야수 중 WAR 2위인 김재환은 0.332의 타율 33홈런 112타점 등 수치상으로는 당연히 국가대표에 발탁이 되어야 하겠지만, 약물 전력이 있는 선수라는 점이 걸린다.

반면 나성범과 박건우, 민병헌은 충분히 국가대표에 승선할만한 기량을 보여준 선수들로, 논란의 여지가 크게 없다.

외야수 부문도 추신수(텍사스), 김현수(볼티모어)의 합류 여부가 변수로 남는다.

△지명타자 : 김태균(한화·4.05), 나지완(KIA·3.61)

대표팀에서 지명타자를 따로 선발하지는 않겠지만 올 시즌 김태균과 나지완의 활약 역시 빼어났다. 김태균은 0.360의 타율에 17홈런 117타점을 기록 중이고 나지완은 0.309의 타율에 25홈런 87타점을 기록했다.

김태균은 1루수, 나지완은 외야수 부문에서 상황에 따라 발탁될 여지가 있다.

넥센 신재영. /뉴스1 DB ⓒ News1 안은나 기자

△선발투수 : 양현종(KIA·5.25), 장원준(두산·5.11), 신재영(넥센·4.89), 유희관(두산·3.82), 윤성환(삼성·3.81), 김광현(SK·3.43)

선발투수 중에서는 양현종과 장원준, 신재영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양현종은 승수는 8승 뿐이지만 평균자책점 3.55에 탈삼진이 135개였다. 장원준은 14승6패 평균자책점 3.43이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 신재영도 이미 14승(6패)을 거뒀고 평균자책점이 3점대인 국내선발 3인 중 한 명이다.

이 세명의 합류에 큰 이견이 없을 반면 뒷순위는 논란의 여지가 다소 있다. 유희관은 15승5패에 평균자책점 4.41로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윤성환도 10승10패 4.41로 우완 정통파 중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해 말 불거진 '도박의혹'이 아직 말끔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 걸린다.

오히려 선발투수 부문 6위 김광현과 7위 류제국(LG), 8위 차우찬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구원투수 : 임창민(NC·2.93), 권혁(한화·2.86), 정우람(한화·2.81), 김세현(넥센·2.64), 심창민(삼성·2.63), 박희수(SK·1.95)

구원 부문 WAR 1위 임창민은 1승2패2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 중이다. 블론세이브가 단 2번 뿐일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한화 불펜의 양대축이었던 권혁과 정우람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권혁은 95⅓이닝을 소화하며 3.8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정우람은 73⅔이닝을 소화하며 16세이브에 3.56을 찍었다. 다만 권혁은 현재 부상 중이기 때문에 합류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올 시즌 '철벽마무리'로 거듭난 김세현(2승34세이브, 2.88)과 삼성 마무리 심창민(2승5패18세이브, 2.49), SK의 박희수(4승4패25세이브, 3.12) 등도 대표팀에 포함될 구원투수로는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구원 부문 역시 메이저리거 오승환의 발탁 여부가 남아있는 포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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