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염경엽의 큰 그림 "한 경기 내줘도 멀리 봐야"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 /뉴스1 DB ⓒ News1 오대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 /뉴스1 DB ⓒ News1 오대일 기자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한 경기를 내주더라도 크게 봐야하는 것이 감독의 임무다."

올 시즌 많은 전력 유출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예상외의 성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이 자신의 지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염 감독은 21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지는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부터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더 중요해졌다. 이를 고려한 경기 운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넥센은 이날 경기 전까지 7승1무6패로 4위에 올라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손승락(롯데 자이언츠), 유한준(kt 위즈) 등이 동시에 빠져나갔고, 한현희와 조상우가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쉬는 것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염 감독은 "결국 지난해부터 선수들의 체력을 더 많이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백업이 약한 팀은 더욱 신중하게 경기에 임해야 한다"면서 "마지막 30경기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운영을 한다는 생각이다. 올 시즌처럼 팀간 격차가 크지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 삼성, NC 같은 팀이 밑에 있는 게 가장 무서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철저한 계산과 준비된 계획에 따라 팀을 운영하기로 유명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간 계획, 월간 계획 등을 세세하게 짜 경기에 나섰다.

염 감독은 "지난해에는 박병호 타점, 한현희 홀드, 손승락 세이브 숫자 등을 모두 계산하고 이에 따라 팀을 운영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솔직히 계산이 서지는 않는다. 75승을 목표로 잡았지만 세부적인 계산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감독이 할 일은 이 목표를 달성하느냐 못하는냐의 여부다. 한 경기 패하거나, 특정 팀에게 약한 것 등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비난은 감독이 감수할 일이고, 팀이 갈 길을 가게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지난해 우리가 NC에게 13패(3승)를 했다. 특정 팀에게 이렇게 많이 지는 것은 물론 욕 먹을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KIA(12승4패)에게 메웠다. 어떤 팀을 이기려고 무리하게 올인했다가는 전체가 망가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날 1-9로 완패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의 '큰 그림'이었다. 염 감독은 "3, 4점차가 날 때 필승조를 투입해 승부를 볼 지, 한 경기를 주고 남은 경기를 생각할 지를 판단해야 한다"면서 "주초의 경우 필승조를 투입했다가 지면 여파가 일주일 간다. 어제 양훈이 무너진 이후 하영민으로 경기를 끝낸 것은 이같은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전날 넥센은 선발 양훈이 4이닝 6실점을 하고 물러났고, 5회부터 하영민을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염 감독은 이날 나쁘지 않은 구위를 보여준 하영민을 다음주 NC전에 선발로 내세울 계획이다.

염 감독은 "양훈이 3경기 연속 부진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 선발로 나서면 더 큰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차라리 한 텀 쉬면서 불펜 대기를 하고, 하영민을 시즌 첫 선발로 내세우는 것이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starbury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