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건창 "ML간 형들 그립지 않게 더 잘해야죠"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형들이 빠져서 그립겠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죠."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서건창(26)은 올 시즌 부침이 컸다. 2014년 200안타를 때려내면서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는 등 프로야구 새 역사를 썼던 서건창이지만 올 시즌 초반 무릎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했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진 못했다.
서건창은 올해 85경기에 나와 타율 0.298(312타수 93안타) 37타점 9도루를 기록했다. 3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서건창은 "좋지 않은 기억들은 이미 다 잊었다"면서 "다음 시즌을 어떻게 맞이하는 지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책임감을 갖고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굳건한 서건창 "실망할 것도, 좌절할 필요도 없다"
서건창은 2015시즌을 돌아보며 아쉬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는 "올해 부진했다고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이보다 훨씬 힘든 시간도 많았다"면서 "푹 쉬면서 잊고 지냈다. 다시 다음 시즌을 준비할 뿐이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2008년 LG 트윈스에 입단했던 서건창은 1군에서 단 1경기만 뛰고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고, 제대 후 방출된 뒤 신고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고 스타가 된 것은 이미 유명한 그의 성공 스토리다. 그만큼 많은 시련을 겪었던 서건창은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지고 있었다.
서건창은 최근 목동구장에 틈날 때 마다 나와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그는 "살이 좀 찐 것 같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지만 이전보다 체격이 한층 더 좋아진 모습이었다. 훈련을 지켜본 넥센 관계자는 "서건창의 팔뚝이 엄청 굵어졌다"고 놀라기도 했다.
서건창은 트레이너에게 운동 방법 및 섭취해야 할 음식 등에 대해 꼼꼼하게 질문하기도 했다.
고구마, 닭가슴살 등을 대량 섭취하면서 식단 조절을 하고 있는 서건창은 "지금은 다음 시즌을 위해 몸을 만드는 기간"이라며 "충분히 준비를 해 놓아야 편하다. 체력을 키우는 데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박병호의 메시지 "고맙고 미안하고 잘 부탁한다"
넥센은 최근 주축 선수들이 빠지면서 새 판짜기에 한창이다.
지난해 강정호(28·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는 박병호(29·미네소타)까지 빅리그로 떠났다. 여기에 투수조 최고참이었던 송신영(38)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고, 베테랑 유격수 유한준(34)은 FA로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팬들은 주축 선수들이 빠진 넥센의 전력 약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서건창은 "냉정하게 봤을 때 제가 봐도 우리 팀 전력이 약해진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더 기회가 많아진 것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저부터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의욕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서건창은 "형들이 그리울 때도 있겠지만 기존에 좋은 선수들도 많이 남아있다. 오히려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새 구장(고척돔)에서 우리 팀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마침 이날은 박병호가 미네소타 입단 기자회견을 가진 날이었다. 서건창은 "병호형이 떠나기 전에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고, 잘 부탁한다'고 하더라. 잘 돼서 가는 모습을 보니 좋았다. 거기서도 잘 하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 책임감 커진 서건창 "이젠 저도 도와야죠"
2012년 신인상을 차지하면서 신데렐라로 떠오른 서건창은 다음 시즌이면 어느덧 1군 5년 차를 맞는다. 강정호나 박병호 등에 비해 막내급에 속했던 서건창은 벌써 팀 내 중간급이 됐다.
넥센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하성(20)뿐만 아니라 외야수 임병욱(20), 투수 김택형(19), 포수 주효상(18) 등 젊은 선수들이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넥센의 어린 선수들은 예전 서건창이 강정호 등 선배들을 믿고 따랐듯이 서건창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고 있다. 그는 "형들이 잘 해서 (메이저리그로) 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가셨던 것처럼 더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넥센의 차기 주장감으로 꼽히는 서건창은 어느새 책임감도 부쩍 커진 모습이었다. "그 동안 정호형이나 병호형 등 선배들한테 많이 배우고 따라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젠 저도 알려주기도 하고 배워야할 부분은 배워야 한다"면서 "서로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며 웃었다.
서건창이 최근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잘 먹고 잘 쉬는 것'이다. "연말이라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운동도 빠지지 않고 하면서 먹는 것도 잘 챙겨 먹어야 하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집에서 잠만 잔다고 쉬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건창은 "여러 말보다는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열심히 운동하는 수 밖에 없다"고 기본을 강조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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