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두산, 눈살 찌푸린 4강 탈락전
- 임성윤 기자
(뉴스1스포츠) 임성윤 기자 = 두산의 4강행이 좌절됐다. 2011년 이후 3년만이다. 1995년 이후 20년 동안 14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을 야구' 단골손님으로 자리 잡은 두산이지만 올 시즌에는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두산은 11일 잠실 LG전에서 2-15로 완패하며 힘들게 유지해 왔던 4강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접었다. 시즌 56승66패1무로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긴다 해도 4위 LG의 62승을 넘어설 수 없다. 특히 '잠실 라이벌' LG와의 경기이자 마지막 자존심만은 살리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한 경기에서 4강행이 좌절됐기에 아쉬움이 크다.
이날 두산은 승패는 물론 경기력, 운영력, 작전 및 경기내용 등 모든 면에서 완패했다. 10월 첫 5경기에서 1승4패로 이미 암울한 기운이 맴돌던 두산이지만 4강 트래직 넘버가 제로가 되는 경기의 전반적인 내용은 동정심보다 허탈함을 자극했다.
선발 마야의 돌발 행동에서부터 삐그덕거리기 시작됐다. 마야는 2-0으로 앞선 4회초 2-3으로 역전당하는 과정에서 두 번의 스퀴즈 번트가 나오자 LG 더그아웃을 향해 손가락 욕과 함께 스페인어 욕설을 날렸다. 손가락 욕은 찰나적이었지만 욕설은 수차례 반복됐다. 이를 눈치챈 양상문 LG 감독은 마운드까지 올라갔다. 감독과 선수간 갈등이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였다.
이후 두산은 마야의 손가락 욕설에 대해 “빨리 다음 타자를 내보내고 경기를 진행하자”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오해가 있었던 것”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주석까지 달아줬다. 손가락 사진이 명백히 드러난 상황이지만 ‘눈가리고 아웅식’의 변명으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 내용은 더욱 심각했다. 역전을 허용한 뒤 두산은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잡지 못했다. 함덕주, 변진수, 정재훈의 호투로 7회까지 추가점은 내주지 않았지만 공격에서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LG가 4번의 번트를 모두 성공시켜 우위를 잡은 것과는 상반된 행보였다.
송일수 감독은 경기전 “많은 안타를 쳐줬으면 좋겠다. 작전도 많이 걸 생각이다”는 뜻을 밝혔지만 작전을 걸 수 있는 기회조차 적었다. 그나마 시도한 작전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6회말 무사 1루에서 시도한 김재환의 대타 작전은 병살타로 끝났고, 8회초에는 이중 도루까지 허용했다.
8회초 두산의 선택은 최악이었다. 중간 계투로 투입한 노경은은 6명의 타자에게 5개의 안타를 맞으며 앞선 투수 정재훈의 책임 주자를 모두 홈인시켰다. 자신도 5실점하는 최악의 피칭을 보였다. 이후 투입된 김명성까지 LG 대타 최승준에게 홈런포를 맞았다. 8회에만 두산은 10점을 내줬다.
두산은 3회말 김현수의 투런으로 앞서갔지만 선발 마야의 돌발 행동으로 분위기 하락 이후 2번의 만루 찬스를 모두 날려 버렸다. 오히려 상대의 작전 야구에 휘둘리며 4위 탈락을 확정지었다. 내부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명승부 속에서 당한 패배가 아니었다. 경기 외적인 요소에 스스로 흔들린 뒤 이를 이용한 상대의 작전에 무너져 내린 경기였다. '아름다운 패배'와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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