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 결승홈런' LG, 삼성 꺾고 하루만에 선두 탈환

'박병호 시즌 27호 포' 넥센, 두산에 재역전승

8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LG 1회말 1사 3루 상황 정성훈이 투런홈런을 날린 후 3루 최태원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2013.9.8© News1 이동원 기자

정성훈의 역전 홈런을 앞세운 LG 트윈스가 하루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LG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홈 경기에서 1회 정성훈의 역전 2점홈런(시즌 9호)과 7회 이병규(7번)의 쐐기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65승 46패를 기록하게 된 LG는 삼성을 1게임차로 따돌리고 다시 선두자리에 오르게 됐다. 반면 삼성은 8회 오승환을 투입하는 등 강수를 두며 끝까지 추격의 의지를 보였지만 끝내 1점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패했다. 시즌 44패(62승2무)째를 기록하며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선두 싸움을 벌이는 양 팀은 초반부터 뜨겁게 맞붙었다. 삼성은 1회초 배영섭이 LG 선발 레다메즈 리즈의 3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시즌 2호)을 쳐 선취점을 뽑았다. 1회 선두 타자 홈런은 올시즌 9번째(통산 205호째).

LG는 곧바로 반격을 펼쳤다. 1회말 선두 박용택이 볼넷을 고른데 이어 희생번트와 땅볼로 만들어진 2사 3루에서 정성훈이 좌측 폴대쪽으로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날려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지만 정성훈의 타구는 4심 합의 끝에 홈런으로 인정됐다.

LG는 4회말 1점을 더 달아났다. 1사 후 이병규(7번)가 중전안타, 윤요섭이 볼넷을 골라 기회를 잡은 LG는 이어진 2사 1,2루에서 박용택이 2루수 옆을 빠져 나가는 우전 적시타를 쳤다. 2루 주자 이병규가 홈을 밟아 점수는 3-1이 됐다.

삼성은 5회와 6회 선두타자를 내보내며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5회 무사 1루에서는 강봉규가 병살타로 물러났고, 김상수의 안타, 배영섭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6회 무사 1,2루에서는 정형식-박한이-최형우가 연이어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무산시켰다.

7회초에도 선두타자 박석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살아나간 삼성은 이번에는 득점에 성공했다. 강봉규가 바뀐 투수 이동현을 상대로 안타를 쳐 기회를 이어나갔고, 이어진 1사 1,3루에서 대타 이승엽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1점을 따라붙었다. 3-2, 또다시 턱밑까지 추격하는 점수였다. LG는 7회에만 이동현-이상열-유원상 등 3명의 불펜 투수를 기용하며 동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어진 7회말 공격에서 LG는 더 멀리 달아났다. 1사 후 정성훈의 2루타와 이병규(9번)의 고의사구, 현재윤의 번트안타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이병규(7번)가 삼성의 두 번째 투수 안지만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쳤다.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여 점수는 5-2가 됐다.

선두를 지키려는 삼성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삼성은 8회초 선두 타자 우동균의 2루타로 만든 1사 3루에서 박한이의 내야안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또다시 추격을 당하자 LG는 마무리 봉중근 카드를 꺼내들었다.

봉중근은 몸이 덜 풀린 듯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첫 타자 최형우를 뜬공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았지만 이어 박석민에게 볼넷, 강봉규에게 안타를 맞아 2사 만루의 위기를 허용했다. 이어 대타 김태완 마저 7구 끝에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한점을 내줘 5-4로 쫓겼다. 그러나 봉중근은 다음 타자 이지영을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8회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LG는 삼성의 9회초 마지막 공격을 잘 막아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8회 흔들렸던 봉중근은 9회에는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LG 4번타자 정성훈은 결승 역전 투런 홈런을 포함 3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하는 등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이병규(7번)도 2안타 2타점으로 정성훈의 뒤를 받쳤다.

선발 리즈는 6회 배영섭의 머리를 맞히는 등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지만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6이닝 7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9승(11패)째를 챙겼다. 8회 1사부터 등판한 봉중근은 시즌 34세이브째를 챙겼다.

목동에서는 4위 넥센이 3위 두산을 연이틀 잡으며 4연승의 기세를 올렸다.

홈런의 위력을 보여준 한 판이었다. 두산이 도망가면 넥센이 따라가는 형국이 이어졌고, 넥센은 홈런포로 기어이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4회초 양의지에게 투런 홈런(시즌 7호)을 맞아 선취점을 내준 넥센은 강정호의 투런 홈런(시즌 17호)으로 곧바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5회초에도 오재일의 희생플라이와 이원석의 적시타로 2점을 내준 넥센은 5회말 문우람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간 데 이어 7회말 이성열의 솔로홈런(시즌 17호)으로 또다시 균형을 맞췄다.

두산은 8회초 볼넷과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김재호의 스퀴즈 번트로 다시 1점을 도망갔다. 한 점으로 경기를 굳히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넥센의 '홈런 공장'은 경기 막판까지 식지 않았다. 8회말 넥센은 선두 문우람이 안타를 치고 나가 기회를 잡았다. 이택근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는 홈런 1위 박병호가 좌측 펜스를 살짝 넘기는 투런 홈런을 쳐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박병호는 시즌 27호 홈런을 가장 중요한 순간 쳐 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날 홈런을 친 SK의 최정을 다시 한 개차로 따돌리고 홈런 부문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

넥센은 구원 부문 1위 손승락을 투입해 9회 두산의 공격을 봉쇄했다. 결국 6-5, 짜릿한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문학에서는 최정과 정근우가 6타점을 합작하는 등 14안타를 터뜨린 SK가 NC를 10-6으로 누르고 3연승, 4강의 불씨를 이어갔다.

SK는 1-0으로 앞선 2회 2사 만루에서 정근우의 3타점 2루타로 4-0으로 달아났다. 이어 최정과 박정권의 연속타자 홈런(시즌 16번째, 통산 732번째)이 터져 7-0으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정은 시즌 26호 홈런을 쳐 같은 날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에 이어 1개차 홈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NC는 선발 크리스 세든이 내려간 7회부터 매회 점수를 뽑았지만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45승 4무 61패를 기록했다.

한편 광주에서는 최하위 한화가 이틀 연속 KIA를 잡았다. 한화는 5-7로 뒤지던 8회 오선진과 최진행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9회에는 1사만루에서 고동진의 내야 땅볼로 결승점을 뽑아 8-7, 1점차 신승을 거뒀다.

KIA는 믿었던 윤석민이 무너지며 또다시 패배, 최근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4위 넥센과의 승차는 13게임차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