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냐, 그 양념통닭이 자꾸 생각나서"…딸 울린 93세 아빠의 짧은 통화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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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막내냐. 네가 지난번에 사다 준 양념통닭이 자꾸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

평소 자식들에게 부탁 한번 하지 않던 대쪽 같던 93세 아버지가 양념치킨을 먹고 싶다며 막내딸에게 힘들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연이 많은 이의 마음을 울렸다.

최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는 93세 아버지와 나눈 전화 내용을 담은 한 여성의 글이 수많은 공감을 얻었다.

작성자 A 씨는 "아버지가 4시 반에 전화하셨다 '막내냐. 네가 지난번에 사다 준 양념통닭 있지 않니. 그게 먹고 싶어서 자꾸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 참아보려고 했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A 씨가 "아버지, 금방 시켜드릴게요. 30분만 기다리세요"라고 답하자 아버지는 짧게 "미안하다"고 답했다.

A 씨는 곧바로 치킨을 주문하면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치킨 주문하면서 펑펑 울었다. 그게 뭐라고 93세 우리 아버지는 얼마나 망설이다 전화하신 걸까"라고 가슴 아파했다.

사연이 알려진 뒤 A 씨의 마음에 공감하는 반응이 이어졌고, 이에 A 씨는 "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최근 넘어지신 뒤 입맛을 잃으셔서 6남매가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챙겨드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워낙 자존심도 강하시고 대쪽 같은 분이셔서 부탁 같은 걸 하지 않으시고 자식들이 눈치로 채워드리고 있다"며 "'미안하다. 치킨이 먹고 싶어 자꾸 생각난다'고 말씀하시는데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언니와 셋째 언니는 만나서 울고, 오빠도 전화해서 마음 아파하고, 넷째 언니도 전화해 울먹였다. 오늘 다들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며 "이번 주말에는 오빠와 큰언니, 셋째 언니, 막내인 제가 아버지께 간다. 댓글들을 말씀드리고 귀한 마음들을 전해드리겠다. 감사하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A 씨의 사연에는 "부모님이 살아계신 게 가장 큰 사치라더라", "막내가 목소리가 듣고 싶으셔서 그냥 전화하기는 좀 그래서 양념통닭 핑계를 대신 것 같다", "지난 4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가 기다리시던 놀이터 앞을 아직도 못 지나간다" 등 부모를 떠올린 많은 이의 공감이 쏟아졌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