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결혼하면 시할머니까지 모셔라"…상견례 자리 박차고 나간 엄마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상견례 자리에서 양가의 가치관 차이로 파혼을 결정하게 됐다는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할머니를 모시라는 시부모님, 결국 결정한 것은 파혼이었다'는 내용의 글이 전해졌다.
30대 여성 A 씨에 따르면 예비 신랑인 남자 친구는 대학 시절부터 자취 생활을 이어왔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A 씨에게 "결혼 후 1년 정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A 씨는 "오빠가 부모님과 계속 함께 살아온 상태였다면 몰라도, 오랫동안 자취하다가 갑자기 부모님 댁으로 들어가 사는 건 오빠도, 부모님도, 할머니도 모두 불편할 것 같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부모가 본인 명의로 마련해 둔 아파트가 있고, 전세 계약이 끝나 신혼집으로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곳에서 둘만의 신혼생활을 시작하자고 제안했고 남자 친구 역시 처음에는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견례 당일 A 씨의 예비 시어머니는 "우리 때는 어른들과 함께 살다가 분가했다. 결혼하자마자 새아기 아파트로 들어가 분가하는 건 다시 생각해 보고, 1년 만이라도 함께 살며 어른들 속에서 배우는 게 어떻겠느냐"고 합가를 제안했다.
이에 A 씨의 친정어머니는 "우리 딸은 이미 충분히 가르쳤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신혼집에 자주 찾아가 제가 가르치겠다"며 "신혼만큼은 두 사람이 즐기게 해주고 싶다"고 이를 반대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그건 경우가 아니다. 본인 역시 구순이 넘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고, 며느리도 보고 배우며 살아야 한다. 내가 잘 가르쳐 분가시키겠다"고 말하며 마찰이 이어졌다.
A 씨의 어머니는 결국 "자꾸 우리 딸을 가르치려 하시는데, 부족해 보인다면 이 결혼을 잠시 미뤄도 된다. 더 가르쳐야 할 게 있다면 부모인 내가 더 가르쳐 시집보내겠다"며 "시어머니도 아닌 시할머니를 모시고 살라는데 어느 부모가 딸을 보내겠느냐"고 말한 뒤 가족들과 함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A 씨는 "상견례 이후 남자 친구와 통화했다. 오빠는 처음부터 부모님을 모시고 살 생각은 없었다며 어머니 마음을 돌려보겠다고 했다. 우리 엄마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미안하다고도 했다"면서 "서로 사랑하는 건 맞지만, 결혼은 둘만의 사랑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이 결혼을 강행하면 우리뿐 아니라 양가 부모님 모두 불행해질 것 같았다. 결국 파혼을 선택했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누가 봐도 남자 쪽이 잘못한 거 아닌가?", "시할머니 모시면서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사돈에게 좋은 소리할 친정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나", "상견례에서 본모습 나온 것. 결혼 전에 알게 된 게 차라리 다행", "사랑만으로 결혼은 절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등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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