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공백 끝내나 했더니"…후보자 연쇄 낙마에 여가부 뒤숭숭

강선우 청문준비단 해산…'수고하셨다' 감사 인사
조직 피로 누적…성평등가족부 개편 동력 약화 우려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2025.7.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연이은 갑질 논란 끝에 자진사퇴하면서 여가부 내에선 혼란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이재명 정부 핵심 공약인 성평등가족부로의 확대 개편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1년 반 가까이 장관 공백 상태로 업무를 이어온 데 따른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

최문선 여가부 대변인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저희도 (강 전 후보자) 페이스북과 기사를 보고 확인했다"며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장관 인사청문제 도입 이후 현역 의원 낙마는 강 전 후보자가 처음이다. 강 전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의혹부터 여가부 예산 삭감 논란, 교수 시절 무단결강 폭로 등 의혹을 남긴 채 장관 후보자 지명 한 달 만에 낙마했다.

강 후보자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강 전 후보자 사퇴로 여가부는 기약없는 장관 공백기를 이어가게 됐다. 지난 2023년 김현숙 전 장관이 잼버리 파행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이듬해 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를 수리하면서 여가부 장관은 1년 5개월째 공백 상태다.

김 전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김행 전 후보자도 주식 파킹 의혹 등으로 자진사퇴한 데다 강 후보자까지 연이어 낙마하면서 여가부 정상화 시점도 다시 멀어지게 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내부에선 당연히 임명 수순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전혀 예상치도 못하고 있다가 사퇴 소식에 직원들 전부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강 전 후보자 사퇴에 따라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사실상 해산 수순을 밟고 있다. 강 전 후보자는 전날 준비단에 '수고하셨다'는 감사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초대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불명예 낙마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 절차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다만 최 대변인은 "국정기획위에서 충실히 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지장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여가부 관계자는 "갑질 논란이 남긴 했어도 부처 장관이 없는 것보단 있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며 "후보 지명 절차부터 모든 과정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부처 장·차관들과 함께 일괄 사표를 제출했던 신영숙 차관도 국무회의부터 외부 일정까지 장관 직무 대행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장기간 대행 체제가 이어지면서 여성·가족·청소년 정책 추진 동력과 부처 리더십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 대변인은 "차관께서 최근엔 대외 행사를 줄였다"며 "실·국장에 책임을 많이 위임해 업무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