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설익은 '유도수사' 도입 발표 논란
법무부 "판례상 안돼"…여가부 "의견수렴후 법제화"
여성가족부가 설익은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가족부 조윤선 장관은 지난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법무부와 제대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성폭력 대책의 하나로 '아동 청소년의 성(性) 보호에 관한 법률'에' '유도(誘導)수사' 도입을 넣어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는 "판례상 유도수사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조윤선 장관은 이에 앞서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손주 돌보미 사업 추진계획을 밝혔다가 "국가보육제도의 부실함을 할머니에게 떠넘기는 황당한 제도"라는 여성단체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유도수사는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있는 사람에게 범행 기회를 줘서 체포하는 수사 방식이다. 경찰이 청소년으로 가장해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성매매 하자"고 접근해오는 성매수범들을 유인해 붙잡자는 것이다.
6월부터 시행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아동·청소년을 성을 사기 위해 유인하기만 해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여기에 유도수사 기법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여가부는 유도 수사 기법을 우선적으로 13세 미만 초등학생 대상 성 매수자를 적발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경찰청과 협의해 유도 수사의 범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 유도수사 또는 함정수사는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국가가 범죄를 유발하는 도덕적 모순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의 권한을 필요 이상으로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 2007년 "범죄 의도를 가지지 않은 자에 대해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해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도 "범죄를 범하지 않았을 무고한 시민이 수사기관의 활동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판례를 유지하고 있는 등 외국의 경우도 마약이나 테러 등 중범죄의 수사에 한해 제한적으로만 유도수사의 합법성을 인정하고 있다.
여가부가 추진하는 성매매 유도수사 역시 법리상 허용될 수 없는 방식이라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가부는 업부보고 발표 직후 '유도수사'와 관련 논란이 일자 연구용역과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법무부·경찰청 등 관련부처와 협의해 법제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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