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브리핑]"건보공단, 지사 신축에 예산 마구 사용"
2007년부터 지사 신·증축에 2389억원 지출
- 고현석 기자
(서울=뉴스1) 고현석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난 2007년부터 직원 업무공간 부족, 민원인 편의 증진 등을 목적으로 전국 지사 신축 계획을 추진하면서 부지매입비 663억원, 건축비 1725억원 등 총 2389억원 예산을 투입했다.
문제는 명확한 기준없이 지사를 신축하고 있어 근무인원과 방문민원이 적은 소규모 지사의 신축 규모를 크게 계획하는 등 예산낭비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건보공단이 내세운 업무공간 부족 등이 청사 신축의 이유라면 분명히 청사 신축 규모와 이에 대한 연관성이 존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원실의 조사 결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주지사는 근무인원 31명(46개 중 41위), 일 평균 방문객 111명(46개 중 39위) 등 작은 규모 지사인데도 신·증축 대상 46개 지사 중 8번째로 넓은 규모(2527.47㎡, 764.6평)를 갖게 됐고 이전 면적(452.55㎡, 136.9평)보다도 5.5배가 넘게 넓어졌다.
특히 근무직원 1인당 81.53㎡(24.7평)의 면적을 사용하게 돼 평균보다도 2배 가까이 넓은 면적을 확보하게 됐다.
한편 이보다 근무인원, 일평균 방문객 등이 많고(근무인원 39명, 일평균 방문객 130명) 신축 전 연면적도 두 배 가까이 넓었던(820.50㎡, 248.2평) 거제지사는 신축했지만 나주지사의 절반에 불과한 1295.11㎡(391.8평)가 됐다.
건보공단의 '2013~2017년 사옥관리 중장기 계획(안)'에 따르면 사옥환경 싵태조사를 통해 임차사옥의 신축 필요성을 점검하고 조사점수에 따라 사옥 신축 순번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옥 신축의 필요성이 매우 낮은 지사인데도 불구하고 신축 의견을 '필요'로 해 추진하는 곳이 발견됐다.
통영지사의 경우 실태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22점이라는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고 조사 결과 의견에는 '인근에 공공기관과 시외버스터미널이 위치해 입지조건과 민원접근성이 뛰어남', '주차공간 충분함(300대 이상 가능)' 등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축의견에는 '필요'라고 표시하고 있고 실제로 2017년 부지매입 대상 지사로 선정됐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은 "각 지사의 실태조사를 통해 신축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이미 공단에서 자체사옥 보유에 대한 목표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신축지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매년 5조원 넘게 투입되고 있는 정부 지원금이 없다면 매년 2조원가 넘는 적자를 기록할 만큼 사정이 좋지 않은 건보공단이 재정적 고려없이 자체 사옥 보유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만으로 전국 각지에 2천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지사를 신축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결국 적자 상황 속에서도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 마음대로 신축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건보 예산이 국회의 통제를 벗어나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건보 재정을 기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pontife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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