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노조, 청와대 앞 기자회견…"30대 사무관 사망 독립조사 촉구"

퇴근·주말 관행적 업무지시 주장…공무원 괴롭힘 방지 4법도 요구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30대 사무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2026.8.3 ⓒ 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사무관의 사망을 추모하고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3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열렸다. 공무원 노동조합은 과도한 업무와 인력 부족,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가 누적된 구조적 문제라며 독립적인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국공노 기후부 지부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장 간부와 조합원 약 30명이 참석했다.

노조에 따르면 기후부 소속 2년 차 사무관은 지난달 16일 숨졌다. 노조는 고인이 과중한 업무 부담과 직장 내 고충을 겪었다며 이번 사안을 개인의 문제나 단순한 사고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노조는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부문 통합으로 부처가 신설됐고, 이후 업무가 과중하게 늘었지만 인력 재배치와 충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급조된 TF 운영과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성과를 앞세운 조직 운영도 문제로 지목했다.

은준기 국공노 기후부지부 위원장은 "부족한 인력과 끝없이 늘어나는 업무,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로 현장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고인이 남긴 "이 조직에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을 언급하며 신규 직원 교육과 멘토링, 전담 인력 확보를 요구했다.

노조는 외부 전문가와 조직 구성원이 참여하는 독립 조사를 실시해 사망 경위와 당시 업무 환경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를 공개하고 책임자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문명의 대전환, 탄소문명에서 탈탄소 녹색문명으로’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3 ⓒ 뉴스1 박지혜 기자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 퇴근 뒤와 주말에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업무지시를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직원을 보호하지 못한 관리자의 책임을 인사와 평가에 반영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대응할 익명 신고 창구와 심리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철수 국공노 위원장은 공무원도 헌법이 보호하는 노동자라며 노동인권을 보장할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 갑질 지침이 하위 지침에 그쳐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국가공무원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공주석 공노총 위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을 막기 위한 '공무원 괴롭힘 방지 4법'(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민원처리법·정보공개법 개정안)을 촉구했다. 위법 행위자에게 파면과 해임 등 강한 징계를 적용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박기찬 환경노조연대협의체 부의장은 기후·환경 분야 공공기관 노동자에게도 비슷한 조직문화와 업무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부가 형식적인 대책에 그칠 경우 공무원과 공공기관 노동계가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사망 진상 규명과 인력 확충,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 금지, 조직문화 개선 등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성명서와 요구안을 청와대 노동비서관실에 전달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