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셀프조사' 차단…사용자 가해 땐 조사 배제

실제 사례 확대 반영, 판단 기준 일관성 확보
인정·불인정 사례 병행 제시로 현장 혼선 최소화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마스크 쓴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안은나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서 '셀프조사'가 원칙적으로 차단된다. 실제 사례를 대폭 보강해 현장 판단 기준도 한층 명확해진다.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을 개정해 조사 공정성과 판단 기준을 강화했다. 사용자가 가해자로 신고된 경우 조사에서 배제하도록 권고해 이해충돌을 차단하고, 조사위원 기피·회피 절차도 구체화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는 2019년 도입 이후 현장에 정착했지만 신고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사건 수는 2021년 7774건에서 2025년 16373건으로 늘었다. 반복적 폭언, 따돌림, 부당 지시 등 복합 행위가 많고, 동일 사안에 대한 노사 간 인식 차이도 커 일관된 기준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 규정 및 제재 요약(고용노동부 제공).ⓒ 뉴스1

개정안은 실제 판단 사례를 대폭 확충한 것이 핵심이다. 특정 직원만 회의에서 배제하거나 공개적 모욕을 가하는 행위, 합리적 이유 없는 업무 배제 등은 괴롭힘으로 인정되는 사례로 제시됐다.

반면 전보로 출근 시간이 30분 증가한 경우, 메신저로 단순 출근 확인을 한 행위 등은 일반적 인사·업무 범위로 봤다. 인정·불인정 사례를 병행 제시해 현장 판단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소규모 사업장 지원도 강화된다. 50인 미만 사업장을 중심으로 무료 예방교육을 확대하고, 분쟁 해결 지원 방안도 관계기관과 협의한다.

조사 단계에서는 노동감독관의 역할을 강화해 복합 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판단전문위원회 운영을 활성화한다. 반복 신고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피해 구제가 필요한 사안에는 행정 역량을 집중한다.

정부는 AI 기반 업무 효율화와 조사 중지권 도입도 검토한다. 현장 부담을 줄이면서도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노동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사업장의 조사 신뢰도를 높이고, 노사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정착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직장 내 괴롭힘은 누구도 혼자 감내해서는 안 되는 문제로,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