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이냐, 인상이냐…최저임금위 '1680원 격차' 줄이기 돌입
사용자 "최저임금은 법정임금의 1.4배 인건비" 지불 능력 한계 호소
노동계 "내수 살릴 임금 인상 필요…동결은 사실상 삭감"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가 노사 최초 요구안 간 격차 1680원을 좁히기 위한 1차 수정안 논의에 들어갔다. 법정 심의기한을 하루 넘긴 가운데 노동계는 시급 1만 2000원, 경영계는 동결(시급 1만 320원)을 고수하며 팽팽히 맞섰다.
3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에서 권순원 위원장은 "회의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오늘이 심의기한 마지막 회의"라며 "각자의 입장만 반복하기보다 최초 제시안의 간극을 좁히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재적 위원 27명 중 근로자·사용자 위원 각 9명, 공익위원 8명 등 26명이 참석해 최저임금법상 정족수를 충족했고, 서명석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도 특별위원으로 자리했다.
사용자 측은 현장의 지불 능력과 영세 사업장 생존 위기를 앞세워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 결정을 요구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10320원이지만 주휴수당을 고려하면 이미 1만 2000원을 넘었다"며 "5대 사회보험과 퇴직급여까지 더하면 최저임금 근로자 1명을 고용하는 실제 인건비는 법정 최저임금의 약 1.4배, 월 260만 원에 달한다"고 현장 부담을 강조했다. 인건비가 이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신규 채용은 엄두도 못 내고 기존 인력을 지키기도 벅찬 상황이라는 게 사용자 측의 설명이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노동계 최초 요구안(시급 12000원)을 겨냥해 올해 최저임금과의 차이는 1680원, 인상률은 16.3%로 2018년 16.4% 인상 때보다 파급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에는 인상분이 1060원이었지만 지금은 1680원으로 인상 폭 자체가 커진 데다, 주휴수당과 각종 법정수당, 4대 보험료까지 포함하면 중소기업·소상공인 부담은 2배 이상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저임금위원회는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제도가 아니라 최저임금을 지급하며 제도를 지탱하는 주체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이라며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속에서 악전고투하는 이들을 위해 동결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과 침체된 내수 경제를 내세워 과감한 인상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법정 심의기한을 넘긴 채 논의를 이어가고 있어 최저임금 결정을 애타게 기다리는 노동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운을 뗀 뒤, 최저임금 인상 논의 때마다 '일자리 쇼크'만 부각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최저임금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노동의 가치와 소득 분배, 복지의 관점을 담은 제도"라며 "침체된 내수 경제를 다시 움직이려면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 소득을 보장하는 임금 인상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상대적 빈곤과 양극화 현실을 구체적으로 들며 동결 요구를 '사실상 삭감'으로 규정했다.
그는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다시 15% 선으로 상승했고, 66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0%에 육박해 OECD 최악 수준"이라며 살인적인 고물가 속에서 현재 최저임금으로는 생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진짜 위협하는 건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노동을 비용으로만 보는 기업의 태도와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않는 착취"라며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은 사실상 삭감"이라고 비판했다.
공익위원 간사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노사 격돌 속에서 '공통점 찾기'를 주문하며 중재에 나섰다.
그는 "오늘은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세 번째 회의이자 사실상 심의기한 마지막 회의"라며 "각자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의견 차이를 본격적으로 좁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공개 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뒤, 노사가 최초 요구안(노동계 12000원, 경영계 동결 10320원) 간 1680원 격차를 얼마나 줄일지 1차 수정안 논의에 들어갔다.
법정 기한을 넘긴 상황에서 이번 회의가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과 향후 공익위원 심의 촉진 구간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