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심의 통한 보완·재수사 5년 새 9배 증가…80건→711건
심의 대비 비율도 3.75%→14%…올해 8월 벌써 704건
"경찰 초동수사 제대로 안 돼…수사 전문성 높여야"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경찰의 수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사건관계인이 수사 심의를 신청한 사건 중 보완·재수사 지시가 내려진 사례가 최근 5년간 9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심의 신청 자체가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해도, 보완·재수사로 이어지는 비율 역시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2주 후인 10월부터 검사의 직접 수사가 폐지되고 경찰의 수사 책임이 한층 커지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최근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비위 의혹과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수사 적정설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어, 경찰 수사의 완결성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사심의 신청을 거쳐 보완·재수사 지시가 내려진 사건은 2021년 80건에서 2022년 159건, 2023년 217건, 2024년 406건, 지난해 711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보완·재수사 조치 건수가 5년 만에 약 8.9배로 늘어난 셈이다.
올해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까지 수사 심의를 통해 보완·재수사 지시가 내려진 사건은 704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에 육박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총 건수는 지난해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수사심의 신청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점도 보완·재수사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사심의 신청 접수 건수는 2021년 2131건에서 2022년 2443건, 2023년 3148건으로 증가했다. 2024년에는 5367건, 지난해에는 6223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지난 8월 기준으로 5675건이 접수됐다.
다만 전체 사건 증가만으로 보완·재수사 지시가 늘어난 현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실제 심의가 이뤄진 사건 가운데 보완·재수사 지시가 내려진 비율이 2021년 3.75%에서 2022년 6.5%, 2023년 6.9%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2024년 심의 건수 4397건 가운데 보완·재수사 지시는 406건으로 약 9.2%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심의 6100건 중 711건으로 약 11.65%까지 상승했다.
올해 8월까지는 심의 4935건 가운데 704건이 보완·재수사 지시로 이어져 비율이 약 14%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최근 5년간 보완·재수사 지시가 가장 많이 내려진 곳은 서울경찰청이었다.
서울청의 보완·재수사 지시는 2021년 26건, 2022년 25건, 2023년 33건, 2024년 81건, 지난해 128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경기남부청이 같은 기간 5건, 32건, 55건, 44건, 147건으로 늘어 그다음으로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경기남부청이 147건으로 서울청 128건을 웃돌기도 했다.
수사심의 신청은 경찰의 수사 과정이나 결과에 이의가 있는 사건에 대해, 경찰에 심의를 거쳐 적정성을 다시 살펴보도록 요청하는 절차다. 심의 결과에 따라 보완·재수사나 신속 처리, 부서·관서 이송·재지정, 현지시정·교육 등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경찰의 1차 수사 결과를 내부 심의 절차를 진행한 뒤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이 양적·비율 측면에서 모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다만 보완 수사나 재수사 조치가 있었다고 해서, 기존 수사 결과에 오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추가 수사를 거친 뒤에도 기존 수사 결과와 동일한 결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보완·재수사 조치된 사건이 전부 잘못된 수사는 아니다"라며 "추가 수사 필요성이 인정된 경우에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사건들에 대해 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구 의원은 "보완·재수사 지시가 5년 새 9배 가까이 증가한 것은 경찰의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수사 초기 단계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생하면 결국 재수사로 이어지게 되고, 사건 해결도 늦어져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앞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수사 책임이 커지는 만큼, 경찰 인력을 늘리는 것과 같은 땜질식 처방보다는 경찰의 수사 전문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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