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개표소 봉쇄 100일째…피해 눈덩이에 정상화는 '깜깜'
시설물 파손액 최소 4억원…공연 13건 취소에 손실액 불어날 전망
체육회 진입 성공했지만 투표함은 남아…선관위 특검 수사 관건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가 100일째를 맞으면서 본격적인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봉쇄 96일째에 핸드볼경기장 진입 후 필수 물품을 반출했지만, 공연과 행사가 줄줄이 취소·변경되면서 피해액이 늘고 있다.
특히 봉쇄 시위의 출발지였던 6·3 지방선거 투표함은 아직 경기장에 남아있어 시위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체육산업개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개표소 봉쇄 시위에 따른 핸드볼경기장 시설물 파손으로 발생한 피해액은 약 4억 2800만 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현재까지 시위 참가자의 점유로 경기장 내부 시설 파손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부 소방시설 등이 장기 방치된 점을 고려하면 피해액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봉쇄 시위가 시작된 6월 5일 이후부터 이달 27일까지 핸드볼경기장을 대관했지만 예약이 취소되거나 장소가 변경된 공연·행사는 지난달 집계 기준 총 15건이다. 이중 일정이 아예 취소된 행사는 13건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가수 도경수의 단독 콘서트 공연장이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로 변경되기도 했다. 이 같은 대관 취소와 변경에 따라 환불금 등 손실액 역시 꾸준히 불어날 전망이다.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해 있는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9곳은 장기 봉쇄에 따른 업무 피해액을 산정조차 못 하는 상황이다.
앞서 이들 단체는 봉쇄 장기화에 따른 후속 대응으로 회계·세무 등 분야에서 사업 기간 연장이 필요한 기금사업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했고, 잠실세무서 협조에 따라 수당과 세금 납부를 연기한 바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7월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금융위원회의 협조에 따라 회계와 인건비 지급 등 업무를 볼 수 있었다"면서도 "이제 경기장에서 장비를 빼내기도 했고 물리적으로 단체 9곳의 피해액을 모두 산정할 행정력이 부족한 만큼 정확한 금액 추산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 경기를 앞두고 핸드볼경기장 진입에 성공한 체육단체들은 한시름을 놓게 됐다. 이달 1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경기장 내 필수 물품을 무사히 반출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핸드볼경기장이 봉쇄된 지 95일 만이었던 지난 8일 경찰 협조를 받아 회원종목단체 사무실에 진입했다. 이는 6월 체육단체들의 진입 시도가 연이어 무산된 후 약 석 달 만에 이뤄진 진입이었다.
봉쇄 나흘째였던 6월 9일에는 대한체육회 직원들이 산발적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거부당했고, 같은 달 16일에는 국민의힘 중재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일명 '올다르크'로 불리는 30대 여성이 개표소 진입을 막으면서 무산됐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7월 2일 핸드볼경기장 내부 진입에 처음으로 성공해 현장 검증을 실시했을 때도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의 진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반출을 마친 후 김대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핸드볼경기장에는 회원종목단체 9곳을 포함해 총 12개 단체가 입주해 있는데 90여일 동안 행정 장비와 서류, 선수 지원 장비가 묶여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장비와 서류를 반출했으니 잘 살펴보고 선수단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는 '참정권 수호'란 명목으로 높은 결집력을 보였던 초기와 달리 시간이 갈수록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조특위의 현장 검증 전후 유튜버를 중심으로 시위가 일종의 정치적 콘텐츠로 소비되는 모양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의 양상도 경찰을 향한 모욕이나 업무방해 등에서 참가자들 간 싸움 위주로 변모하고 있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7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개표소 관련 불법행위는 137건이 접수됐고 88건이 종결돼 49건이 남았다"며 "이 중 44건은 참가자 간 폭행이라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위의 열기는 상대적으로 식었지만 투표함과 투표용지가 아직 반출되지 않은 만큼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향후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수사도 관건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각종 의혹을 수사할 선관위 특검팀(특별검사 이태한)은 지난 7일 공식 출범했다. 특검팀은 출범일부터 최장 150일간 선관위 비위 의혹 12건을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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