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3개월 1777명…베팅 평균 300만원

평균 도박 기간 10개월·평균 연령 15.5세…카지노 게임 위주
자진신고 청소년 95% 전문기관 연계…불법 대출 등 2차 범죄도

경찰청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3개월여간 진행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에 1777명의 도박 청소년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도박 금액은 300만 원, 평균 도박 기간은 10개월에 달했다.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거나 사기·절도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확인됐다.

경찰청은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등과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1777명의 도박 청소년 신고를 접수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7월 기준 808건이었던 접수 건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번 자진신고에서 신고 계기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의 교육·홍보가 1183명(66.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터넷·포스터 등 홍보 매체를 통해 알게 된 경우가 243명(13.7%), 친구 등 주변의 권유가 180명(10.1%), 학교의 홍보·안내가 110명(6.2%)이었다.

청소년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가 1501건(84.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보호자 신고는 276건(15.5%)이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963명(54.2%)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이 813명(45.8%)으로 뒤를 이었다. 초등학생도 1명(0.1%) 신고했다.

자진신고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15.5세였으며 12세부터 18세까지 분포했다. 평균 도박 기간은 10개월, 평균 도박 금액은 300만 원이었다. 도박 유형은 카지노 게임(슬롯·바카라 등)이 95.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도박 과정에서 부모를 폭행하거나 사기·절도 등 다른 범죄를 한 사례도 있었다. 도박을 끊고 주변 친구들의 자진신고까지 이끈 사례도 나왔다.

부산에서는 8개월간 360만 원을 도박에 사용하던 15세 청소년이 전광판에 게시된 자진신고 포스터를 본 뒤 친구 5명에게 자진신고를 권유해 함께 신고했다.

해당 청소년은 상담·치료와 함께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훈련에 집중했고 인터넷 스포츠 대회에서 준우승과 MVP를 차지했다. 경찰은 이 청소년을 도박 중단·회복 우수 청소년으로 선정해 명예 경찰 프로게이머 페이커 선수의 친필 유니폼을 전달했다.

경찰은 자진신고 청소년 가운데 초기 면담을 마친 1504명 중 1430명(95.1%)을 전문기관에 연계했다. 나머지 273명은 면담을 앞두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전문기관에 연계할 예정이다.

경찰은 자진신고 과정에서 불법 도박사이트 464개의 주소를 확인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폐쇄·삭제 등의 조치를 요청했다. 불법 사금융 피해가 확인된 청소년 5명은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연계해 불법 추심 중단과 채무자 대리인 신청 등을 지원했다.

불법 사금융으로 인한 피해도 확인됐다.

서울의 한 17세 청소년은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X(옛 트위터)에서 '개인돈'을 검색해 대부업자 2명으로부터 35만 원을 빌렸다. 이자는 원금의 100%에 달했고, 대출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연락처를 이용해 가족에게 대리 변제를 요구하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은 이번 자진신고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월까지 전문기관 연구를 통해 제도의 효과성을 분석할 예정이다.

또 자진신고 청소년과 학부모, 현장 경찰관, 상담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상 미비점을 보완한 뒤 향후 제도 운영 여부와 적절한 시기·방법을 결정할 방침이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