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선서 거부' 박상용 검사 경찰 출석…"허무맹랑한 고발"
"저 하나 잡겠다고 특검·검찰·국회·경찰까지 동원"
고발장에 근로기준법 판례 기재…"엉터리 고발"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국회를 모욕한 혐의로 고발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27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 검사는 국회의 고발을 "허무맹랑한 내용"이라고 비판하며 "수사력이 이런 데 낭비되고 남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 출석하면서 "저 하나 잡겠다고 특검, 검찰, 국회 그리고 경찰까지 동원이 됐다"며 "국회 국조특위는 정말 허무맹랑한 내용으로 선서 거부, 국회 모욕 이런 걸로 고발했고 경찰은 또 그 고발한 내용을 가지고 조사까지 추진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역량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사용돼야 하는 것이지 이런 데 수사권이 남용되고 수사력이 낭비돼서는 안 된다"며 "이런 수사를 할 동안에 한 명이라도 더 실종자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부터 박 검사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국회 국조특위가 박 검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국회를 모욕했다며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박 검사는 지난 4월 3일과 14일 두 차례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모두 선서를 거부했다.
국조특위는 박 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선서를 거부했다며 국회증언감정법 제12조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또 위원장의 현장 대기 요구와 퇴장 지시 등을 따르지 않고 회의장과 주변에서 소란을 피워 국회의 권위를 훼손했다며 같은 법 제13조 국회모욕 혐의로도 고발했다.
박 검사는 선서 거부에는 법에 따른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당시 저에 대해 공개적으로 수사가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수사되고 있는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 선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법에 적혀 있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국정조사 당시에도 선서 거부 이유를 소명하겠다며 발언 기회를 요구했다. 국정조사에서의 증언이 자신과 관련해 진행 중인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증언 내용이 다시 위증 고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국회 측에 제출한 소명서에도 이 같은 입장을 담았다.
박 검사는 '국회 모욕' 혐의에 대해서도 "법에 따른 소명을 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소명을 하지 못하게 하고 서영교 위원장이 나가라고 했다"며 "기자분들이 물어보셔서 '왜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느냐'고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증언감정법 제12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선서나 증언 등을 거부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같은 법 제3조는 형사소송법 제148조 또는 제149조에 해당하면 증인이 '선서·증언 또는 서류 등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국회 측은 박 검사의 경우 이 같은 선서 거부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 근거로 고발장에 '대법원 2009도10645' 판례를 제시하면서 증언거부권은 선서를 마친 뒤 개별 질문에 대해 행사하는 권리인 만큼 선서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이 판례가 증언거부권과는 전혀 무관한 판결인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사건번호의 실제 판결은 선서·증언 거부와 무관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인이 법정기간 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고를 기각한 사건으로, 국회 고발장에 적힌 '증언거부권은 선서 후 행사하는 권리'라는 내용은 판결문에 없다.
박 검사도 이날 이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거기에 들어가 있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의 전혀 관계없는 사건 판례 번호이고, 판례 내용은 어디에도 없는 내용이었다"며 "이걸 고발함에 있어서 얼마나 주먹구구로, 성의 없이, 엉터리로 하는가"라고 말했다.
박 검사는 해당 고발장 작성이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발을 하면서 대법원 판례에 어떤 게 적혀 있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허위의 판결을 적는다면 그게 당연히 허위의 고의가 있지 않겠느냐"며 "국회가 하는 일을 이렇게 허술하고 엉터리로 했다는 점에 대해서 국민들께 정말 사죄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지난 13일 자신에 대한 심의를 마친 데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 일절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징계 수위와 관련해서도 "전혀 고지를 못 받았다"며 "징계위원회가 열린다고 통보받으면서 그때쯤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검사 출석에 앞서 국민의힘 이재명 재판취소 저지특위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특위 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박상용 검사를 탄압할수록 이재명 대통령의 레임덕은 가속화될 것"이라며 "국회 고발장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판례 내용이 적혀 있다"고 주장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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