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주 앞두고 식장 철거"…서강대 컨벤션 예약 예비부부들 '날벼락'

9월 예식부터 줄줄이 차질…드레스·스냅 등 추가 피해
업체 "계약금은 9월 내 환불…위약금은 별도 소송해야"

강제집행으로 철거된 곤자가컨벤션 (독자 제공)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서울 서강대학교 교내 예식장 곤자가컨벤션이 임대료·관리비 장기 체납으로 법원의 강제집행을 받아 철거되면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30여 쌍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업체는 강제집행 직전까지도 영업을 이어가며 2027년 상반기 예식까지 예약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곤자가컨벤션에 대한 강제집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예식장 내부 시설물이 철거돼 당장 다음 달 예정된 결혼식부터 진행이 어려워진 상태다.

"20일 뒤 결혼인데" 강제집행 전날 온 통보

다음 달 12일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던 예비 신부 A 씨는 강제집행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에야 웨딩홀 측으로부터 예식을 진행할 수 없을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결혼식을 불과 20일가량 남긴 시점이었다.

강제집행 당일인 24일 오후 곤자가컨벤션 운영업체 대표 B 씨가 예비부부들을 불러 상황을 설명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예약자 중 서강대 졸업생들이 직접 학교 측에 강제집행 유예를 요구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업체 대표가 예약자 중 서강대 졸업생이 많으니 학교에 직접 가서 항의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예비부부들은 웨딩홀 계약금 외에도 드레스와 메이크업, 본식 스냅·영상 등 이미 예약한 업체의 일정 변경이나 취소 문제를 겪고 있다.

A 씨는 "우리는 다행히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다른 예식장을 잡았지만 그렇지 못한 예비부부들이 대부분"이라며 "시간이 바뀌면 스냅이나 메이크업 등 기존 예약을 포기해야 하고 예약금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피해 예비부부 30여 명은 오픈채팅방을 통해 피해 상황을 공유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업체 측은 다른 예식장을 연결하고 계약금을 환불하겠다는 입장이다. 곤자가컨벤션 대표 B 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고객들에 대해 죄송한 마음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계약금은 9월 안에 모두 환불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드레스와 메이크업 등 다른 업체와의 계약에서 발생하는 위약금에 대해서는 별도 소송을 통해 보상을 청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 측이 지난 23일 예비부부 고객들에게 보낸 안내문. (독자 제공)
유한회사 측 "지난해 집행 한 차례 유예…예약 중단 요구에도 이행 안해"

건물 관리 주체인 서강국제학사 유한회사 측은 이번 강제집행이 운영업체의 장기간 체납과 법원 결정 불이행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회사 측에 따르면 곤자가컨벤션 운영업체는 임대료와 관리비를 장기간 체납해 지난해 5월 법원 조정을 거쳐 영업장을 인도하고 체납금을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영업장을 사용하며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유한회사 측 주장이다.

강제집행은 지난해 12월에도 예정됐으나 기존 예식 계약자들의 피해를 고려해 한 차례 유보됐다는 설명이다. 유한회사 측은 당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결혼식과 행사 예약을 받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업체가 이를 무시하고 신규 계약을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곤자가컨벤션은 이후에도 예약을 받아 2027년 상반기까지 예식 일정이 잡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한회사 측은 "서강대 구성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결혼식 및 행사 예약을 받지 말도록 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예약을 받았다"며 "이번 집행은 법원의 적법한 결정과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예약 고객들은 강제집행을 앞두고 서강대 부총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기존 예식 계약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학교가 중재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전성률 서강대 교학부총장은 "결혼을 축하드리고, 동시에 안타까운 내용의 메일을 받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해당 내용을 주관 부처에 전달해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A 씨는 "학교에 대한 추억 때문에 모교에서 결혼하려고 이곳을 선택한 동문들이 많다"며 "예식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만이라도 식을 치를 수 있도록 시간을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업체 측은 코로나19 당시 학교 봉쇄 등으로 20억 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입었지만 유한회사 측이 임대료 감액 등 협의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또 예식 계약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강제집행을 진행한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서부지법에 청구이의 소송과 집행이의 등을 제기하고 유한회사 측을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