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경찰과 사적접촉 149건 신고됐지만…7년간 후속 조치 '0건'

수사부서 출신 80명 로펌 취업심사…46명 취업 가능·승인
사건문의 금지 대상 미선임 변호사·사무장까지 확대…처벌 강화도

경찰청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퇴직 경찰관과 현직 경찰관의 부적절한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이 '사적접촉 신고제도'를 도입했지만, 도입 이후 7년간 접수된 신고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8월 사적접촉 신고센터가 개설된 이후 올해 7월까지 직무 관련 퇴직 경찰관과의 사적접촉 신고는 총 149건 접수됐다.

경찰은 퇴직 후 3년 이내 법조계에 재취업한 퇴직 경찰관과 현직 경찰관이 사적으로 접촉한 경우 이를 신고하도록 하는 사적접촉 금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도별 신고 건수는 △2019년 2건 △2020년 3건 △2021년 42건 △2022년 21건 △2023년 12건 △2024년 27건 △2025년 29건 △2026년 7월까지 13건이다.

그러나 경찰청은 접촉 사실을 신고받아 기록으로 남겼을 뿐 조사나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아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적접촉 신고 대상이 되는 퇴직 경찰관의 법조계 재취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법무법인 등 재취업을 위해 취업 심사를 신청한 퇴직 경찰관은 총 179명으로, 이 가운데 100명이 취업 가능 또는 취업 승인 결정을 받았다.

같은 기간 형사 등 수사 부서 출신 퇴직 경찰관의 로펌 재취업 심사 신청은 총 80명이었다. 이 중 46건은 취업 가능·승인, 34건은 취업 제한·불승인 결정을 받았다.

연도별 취업 가능·승인 인원은 △2022년 19명 △2023년 16명 △2024년 4명 △2025년 4명 △올해 7월까지 3명이다. 취업 제한·불승인 인원은 각각 6명, 15명, 6명, 6명, 1명으로 나타났다.

취업 심사에서는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부서와 취업 예정 기관 사이의 업무 관련성을 따진다. 업무 관련성이 없으면 취업 가능 결정이 내려지며, 관련성이 있더라도 전문성 등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면 취업이 승인된다.

다만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퇴직 경찰관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를 거치지 않고 법무법인 등에 취업할 수 있어 관련 통계에서 제외됐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퇴직 경찰관은 변호사법에 따라 퇴직 전 1년부터 퇴직할 때까지 근무했던 경찰관서가 처리하는 사건을 퇴직 후 1년간 수임할 수 없다. 그러나 퇴직 경찰관이 재직 당시 담당·지휘한 사건이나 과거 근무했던 경찰서·부서에서 수사 중인 사건을 소속 로펌이 수임했는지는 경찰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재취업 후 취급한 업무에 대한 심사도 치안감 이상 퇴직자에게만 이뤄진다. 현재까지 치안감 이상 퇴직자의 업무내역서 심사에서 위반 사실이 확인된 사례는 없으며, 경무관 이하 퇴직자가 재취업 기관에서 수행한 업무는 심사 대상이 아니다.

경찰은 개정 형사소송법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사건 문의 금지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지침으로 운영되는 사건 문의 금지제도를 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에 명문화하고 적용 대상을 전·현직 경찰관에서 미선임 변호사와 사무장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건을 문의하거나 사건 정보를 제공·누설한 경찰관과 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찰관 등 위반 유형별 처벌 기준을 마련하고, 사건 문의를 받은 사람이 신고하면 포상금이나 표창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