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출근길 시위 멈춰야"…전장연 "시위 유보, 24일 입장 발표"

권리 예산 면담…전장연 측 "박 장관, 충분 검토하겠단 정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4호선 서울역에서 '7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하고 있다. 2026.8.18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심서현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문제를 논의한 뒤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19일 전장연에 따르면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 등은 박 장관과 이날 오후 5시 서울 중구 소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면담은 박 장관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박 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각 부처와 기획재정부(현 기획예산처)에 장애인 권리 예산으로 요청했던 항목들을 다시 한번 자세하게 설명하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8월까지 정부 예산안을 정리해야 하니 반영해달라는 점을 중심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이날 특별교통수단 운전원 인건비 지원을 비롯해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시범사업,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에 따른 국비 반영,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인건비 증원 등의 필요성을 박 장관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박 장관의 반응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알겠다는 것이었고, 예산 편성이 막바지인 만큼 해당 부분을 충분히 검토해 보겠다는 정도였다"며 "반영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면담에서 전장연 측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해달라'는 뜻도 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전장연은 이날부터 매일 진행하기로 했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선전전'을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17일 기획예산처의 답변을 촉구하며 이번 주 매일 탑승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박 대표는 "향후 투쟁 방침은 내부 논의를 거쳐 오는 24일 오전 10시 공식 발표하겠다"고 했다.

앞서 박 장관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예산은 집회나 시위의 강도에 따라 결정되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전장연에 출근길 지하철·버스 탑승 시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박 장관은 "필요한 장애인 정책과 예산은 장애인의 삶과 정책적 필요성, 사업의 타당성과 재정 원칙에 따라 책임 있게 검토하겠다"면서도 "지하철이나 버스 운행에 차질을 초래하는 시위나 농성을 이유로 예산의 원칙과 심사 기준을 바꾸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장연도 오후 답장 형식의 입장문을 내고 "3주째 출근길 지하철 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과정과 장애인들이 차별에 저항해 온 역사적 맥락을 먼저 살펴봐 달라"며 "법이 제정돼 있음에도 정부와 정치가 오랫동안 장애인의 권리를 무시한 현실에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