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배송해줄게" 고객 속여 1700만원 챙긴 에어컨 수리기사
[사건의재구성] 누범기간에도 범행…결국 실형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에어컨이 15~16년 정도 돼서 수명이 다한 것 같아요. 나중에 에어컨 구입할 생각 있으면 연락 주세요."
에어컨 이전 설치 기사인 A 씨는 2024년 7월 말 창원시에서 에어컨 수리를 마친 뒤 고객 B 씨에게 명함과 사원증을 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약 일주일 뒤인 8월 1~3일에 걸쳐선 B 씨에게 재차 에어컨 구매를 유도하는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었다.
A 씨는 "현재 폭염으로 다른 곳에 계약하시면 일주일 이상 걸린다"며 "급하게 필요하시다니 일시불로 이체해 주시면 제가 5일까지 배송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B 씨는 결국 3일 오후 4시쯤 A 씨의 계좌로 에어컨 대금 210만 원을 이체했다.
A 씨는 다음 달인 9월 26일 경남 창녕군의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민을 상대로 하는 시스템 에어컨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그는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에어컨을 구매해야 한다"며 "에어컨값을 보내주면 에어컨을 설치한 다음 남은 대금을 받겠으니 우선 에어컨 구입을 위한 선계약금을 달라"고 말했다.
A 씨를 믿고 공동구매에 참여한 주민은 총 11명. 이들이 이체한 구매 대금은 1448만 6000원에 달했다.
그러나 A 씨는 이들에게 에어컨을 설치해 주지 않았다.
A 씨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약 3년간 '에어컨 구매' 사기를 치거나 보관이사를 의뢰받은 에어컨을 떼다 처분하는 방식으로 약 14명으로부터 1700만 원가량을 가로챘다.
또 남의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떼고 무면허로 차를 운전하는 등의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창원지법 형사3단독 박기주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25일 사기, 절도, 횡령 등 혐의를 받는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내용, 범행 수법 등에 비춰 죄책이 무겁다"며 "대부분 범행이 누범기간 중에 범한 것이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했다.
앞서 A 씨는 2021년 창원지법에서도 사기죄 등으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2022년 2월 출소한 바 있다.
A 씨는 비슷한 시기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도 '에어컨 설치'를 명목으로 662만 원을 편취해 재판장에 섰다.
양측의 양형부당을 이유로 열린 2심에서는 A 씨가 복수의 사건을 재판받았다는 점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하고 1년 8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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