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대리시험·송수신기 동원…한국어시험 부정행위 중국인 110여명 적발

中 SNS에 '고득점 보장' 광고…1인당 수백만원 받아
고득점 취득해 국내 대학 학위취득하고 장학금도

중국 SNS 샤오홍슈에 올라온 한국어능력시험(TOPIK) 부정응시 광고 게시글(왼쪽). "108회 TOPIK 접수 가능", "고득점 보장" 등의 문구로 응시자를 모집했다. 시험 응시자의 목 뒤에 부착된 소형 송수신기(오른쪽). 2026.7.21.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대리시험과 첨단장비를 이용해 부정하게 고득점을 취득하고 이를 국내 대학 학위 취득과 장학금 수령 등에 활용한 외국인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국내에서 활동한 중국인 브로커 A 씨(28·남)를 구속 송치하고 대리시험 의뢰자와 대리응시자 등 중국인 111명과 귀화자 1명 등 1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등록증을 위조해 대리응시에 사용한 일부 피의자에게는 공문서위조와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경찰은 중국 총책 B 씨와 응시생들에게 소형 이어폰, 송수신기 등 장비를 공급한 장비 전달책인 20대 남성 2명에 대해서는 추적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장비 전달책 2명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샤오홍슈'에 TOPIK 고득점 광고를 올려 의뢰자를 모집한 뒤 위조 신분증 제작과 대리응시자 선발 및 부정 장비 공급 등을 총괄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유수 대학 컴퓨터학과 대학원생인 중국인 A 씨는 의뢰자의 인적사항을 B 씨에게 전달하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험 접수와 시험장 선점 등을 관리했다. 이들은 2021년 10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약 4년간 범행을 이어왔다.

대리시험 의뢰자 101명은 1인당 약 1만~3만5000위안(한화 약 200만~800만원)을 B 씨에게 지급하고 시험을 의뢰했으며, 대리응시자 11명은 건당 약 80만원을 받고 시험을 대신 치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용모가 비슷한 대리응시자를 시험장에 투입하거나 의뢰자 인적 사항과 응시자 사진을 합성한 위조 신분증을 사용했다. 또 소형 이어폰과 송수신기 등 첨단 장비를 이용해 시험 중 실시간으로 정답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시험감독관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응시자는 목 뒤에 착용한 송수신기에서 깜빡이는 불빛을 시험감독관이 발견하면서 현장에서 적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부정하게 취득한 TOPIK 성적으로 국내 대학에 입학하거나 학위를 취득하고 장학금을 받았으며, 비자 취득·연장과 취업에도 활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의뢰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을 줄 몰랐다"고 진술하는 등 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법적 경각심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 씨의 범죄수익이 약 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1억5000만 원을 추징했다. 총책 B 씨는 약 5억 원의 범죄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안면 대조 등 생체인증 기반 본인확인 시스템 도입, 시험장 금속탐지기 배치, 부정 취득 성적 적발 시 행정처분 근거 마련 등 시험 관리 강화 방안을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며 "현재도 중국 SNS에 관련 광고가 게시되고 있는 만큼 관계기관과 협조해 추가 수사와 단속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