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닿' 되는 메이드 추천"…성희롱성 리뷰 판치는 '메이드카페 갤러리'
[메이드카페, 그 뒤] ③성매매성 정보글부터 사이버불링까지
'자해 투성이' 취약 미성년자들 디지털 성범죄에 그대로 노출
- 신윤하 기자, 유채연 기자, 한민아 수습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한민아 수습기자
"얜 왜 체키(사진 촬영) 찍을 때 슴닿(가슴에 신체가 닿는 것) 못하게 하냐?""XX(매장명) 안경 화떡(화장 떡칠) 난쟁이가 누구임?"
올해 초까지 부산 서면의 한 메이드카페에서 메이드로 일한 황은빈 씨(가명·20·여)는 쉬는 시간만 되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한국 메이드카페 갤러리', '한국 메이드카페 뒷담 갤러리'를 들어갔다. 이곳에서 자기의 활동명과 매장 이름을 검색해 보는 건 어느새 습관이 됐다.
혹시라도 자신에 대한 얼굴·몸매 평가, 부정적인 리뷰가 있을까 봐 전전긍긍하면서도 검색은 멈추지 못했다. 은빈 씨만 그런 건 아니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메이드들이 혹시나 자기 얘긴 없는지 커뮤니티에 검색해 보는 게 일상이었다.
문제는 갤러리의 리뷰들이 단순히 식당·카페 후기처럼 맛이나 기본 서비스에 관한 게 아니라, 성희롱으로 가득했다는 것이다. 체키나 라이브쇼, 인생네컷 같은 상품을 구매했을 때 메이드가 수위 높은 포즈나 신체 접촉을 해주지 않으면 성희롱과 함께 부정적인 리뷰들이 올라왔다.
2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디시인사이드 메이드카페 관련 갤러리 등 익명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메이드들에 대한 성희롱의 온상이 되고 있다.
뉴스1이 만난 메이드카페 종사자들은 카페 사장부터 메이드들까지, 업계 종사자들이 디시인사이드 메이드카페 갤러리들을 상시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갤러리가 일종의 '별점 리뷰 게시판'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게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갤러리에는 단순한 '후기'가 아니라 메이드에 대한 성희롱, 어떤 매장이 '섹쯔'(손님과 메이드가 성관계를 맺는 것을 일컫는 은어)를 하기 쉬운지 등 성매매와 관련한 정보가 공유된다. 실제로 갤러리에는 특정 메이드카페의 업장 이름과 메이드의 이름을 언급하며 평가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었고, '특정 지역의 메이드카페에선 샴페인 2개를 사면 섹쯔가 가능하다'는 등 성매매성 정보도 공유됐다.
그럼에도 업계에 대한 갤러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이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메이드들은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메이드카페에 이직하고 인센티브를 많이 받기도 했다.
과거 메이드로 일했던 A 씨(21·여)는 "제가 일했던 가게는 사장도 갤러리 여론을 엄청 신경 썼다"며 "메이드들도 자기 이야기가 노골적으로 올라오는 게시판이다 보니, 갤러리를 안 보는 메이드들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메이드들은 이 갤러리에서 안 좋은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누군가는 온라인 세상이니 그냥 '차단'하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업계의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커뮤니티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갤러리에선 과도한 노출에 반대하는 등 상식적인 말을 한 메이드들에 대한 사이버불링(온라인 괴롭힘)도 '놀이'처럼 이뤄진다.
지난 5월 서울 소재의 한 메이드카페 종사자가 비키니를 입는 '비키니 데이'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손님의 디엠에 대해 "메이드카페가 그런 이미지가 되는 건 싫다"는 글을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자, 갤러리에는 해당 메이드에 대한 각종 사이버불링 글이 올라왔다.
특히 메이드카페에서 일하는 어린 여성들 중 일부는 정서적·경제적으로 지지 기반이 약한 이들이다.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평가에 취약하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메이드카페에서 일하는 미성년자 중에선 학교를 자퇴하고 부모님의 도움 없이 돈을 벌어야 하거나, 팔과 허벅지 등에 자해 흔적이 있고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은빈 씨가 일한 메이드카페에선 직원의 절반이 미성년자였는데, 10명 중 대부분이 몸에 자해 흔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은빈 씨는 "매장에 가면 2~3명 빼곤 팔이나 배 등에 자해 흔적이 있었고, 약을 먹으면서 일하는 메이드들도 있었다"며 "정신과 약 등을 과다 복용해서 일부러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일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했다.
또한 일본 서브컬쳐에 기반한 메이드카페 특성상, 종사자 중에서도 '멘헤라'(정신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을 일컫는 일본 신조어), '지뢰계'(밟으면 터지는 지뢰처럼 겉으론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정신상태가 불안정한 여성) 문화를 향유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정신적으로 취약해 성적 대상으로 삼기 쉽다는 인식이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 퍼져 있다. 2023년 미성년자 성착취로 논란이 된 '우울증 갤러리'에서도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여성들을 멘헤라로 지칭하며 성범죄 대상으로 삼았다. 메이드카페 갤러리에서도 "멘헤라 메이드를 오시(가장 좋아하는 대상)로 잡아본 적 있냐. 쯔는 잘해줄 것 같다"는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메이드카페 갤러리가 정서적·경제적으로 취약한 사회초년생 여성들이 신체 접촉 등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기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의 사이버불링 및 성희롱 문제와 오프라인의 각종 성폭력 문제를 결합한 성범죄 창구가 됐다는 것이다.
이하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대표는 "성매매 후기 사이트들도 현 디시인사이드 메이드카페 갤러리와 똑같이 운영된다. 업장과 여성에 대한 후기가 온라인에 남고, 평가를 잘 못 받으면 결국 경제적 타격이 직원에게 가해지는 식"이라며 "손님들의 요구에 메이드가 응할 수밖에 없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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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메이드카페, 그 뒤]10대 후반에서 20대 초의 어린 여성들이 하녀복을 입고 손님을 맞는 메이드카페. "모에모에큥" 깜찍하고 밝은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지만, 그 뒤는 어떨까. 손님들이 메이드에게 성매매를 제안하고, 미성년자들이 손님 옆에 앉아 술을 따른다. 손님은 상품을 구매하면서 신체 접촉을 요구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엔 메이드들에 대한 성희롱이 별점처럼 전시된다. 유사 유흥업소로 전락한 메이드카페, 그리고 그 안에서 성희롱과 성매매에 무방비 노출된 어린 여성들. 뉴스1이 메이드카페의 뒷 면을 해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