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병기 차남 '맞춤채용' 의혹 빗썸 관계자 소환…'13개 의혹' 수사 막바지

데이터마케팅팀 실장 피의자 조사…채용공고 경위·실제 업무 확인
경찰, 빗썸·두나무에 전달된 동일 이력서 확보…우대조건과 차남 경력 일치

김병기 무소속 의원.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경찰이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차남을 위한 '맞춤형 채용공고'를 낸 의혹과 관련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관계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의원을 둘러싼 13개 비위 의혹 수사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경찰이 조만간 전체 사건의 처분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8일 김 모 빗썸 데이터마케팅팀 실장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김 실장이 2024년 11월 김 의원 차남 김 모 씨의 채용을 위한 '데이터 분석 인턴' 공고를 내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한다. 경찰은 김 실장을 상대로 채용공고가 게시된 경위와 김 씨가 입사한 뒤 맡은 실제 업무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당시 채용공고의 우대사항으로 '수학 전공'과 '금융업계 인턴 경험 보유'를 제시했다. 미국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김 씨는 생명보험사 리스크관리 부서에서 한 달가량 인턴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경찰은 김 의원 측이 빗썸과 경쟁사인 두나무에 김 씨의 동일한 이력서를 전달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이력서도 확보했다. 빗썸이 이력서에 담긴 김 씨의 전공과 경력에 맞춰 '맞춤형 채용공고'를 낸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김 씨는 공고가 게시된 지 약 두 달 뒤인 2025년 1월 빗썸에 입사해 약 6개월간 근무했다.

경찰은 김 의원 측이 빗썸과 두나무 양측에 차남의 취업을 청탁했지만 두나무는 이를 거절하고 빗썸만 채용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이 차남의 취업 대가로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빗썸에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김 의원은 차남 취업 이후인 2025년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두나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특정 거래소'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했다.

경찰은 빗썸의 인사 담당자가 아닌 대관 담당 임원이 김 씨의 이력서를 건네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통상적인 채용 부서가 아닌 대관 담당자에게 이력서가 전달된 점이 특혜성 채용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차남의 취업 기회 자체가 김 의원에게 귀속되는 경제적 이익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김 의원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이어왔다. 이재원 빗썸 대표 또한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차남 취업 청탁 의혹 외에도 김 의원의 공천 헌금과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특혜, 쿠팡 상대 전직 보좌관 인사 불이익 청탁 등 13가지 의혹을 수사해 왔다.

경찰은 차남 취업 의혹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은 사실관계 확인을 대부분 마치고 법리와 처분 방향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차남 취업 청탁 의혹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13개 사건에 대한 일괄 처분이 이뤄질 전망이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 사건이 13건 있는데, 나머지 더 체크해야 할 것도 마무리돼 가는 것 같다"면서 "전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온 것 같다"고 했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