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대목인데 "손님 없어 논다"…보신탕집, 초복 앞두고 한숨

내년 2월 개식용종식법 본격 시행…최대 3년 이하 징역
'닭한마리' 식당 만석 '보신탕집' 텅텅…초복 앞두고 희비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보신탕 가게에 '염소탕 판매 개시' 현수막이 내걸린 모습. 2026.7.1 ⓒ 뉴스1 김우진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김우진 수습기자 = 내년 개식용종식법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대목'을 맞은 개고기 보신탕집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초복(15일)을 약 2주 앞둔 1일 오전 뉴스1 취재진이 찾은 서울 종로구의 한 시장 일대는 한산했다.

이른바 '보신탕 거리'로 불리는 시장 일대에는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전날부터 이틀간 이어지고 있는 폭염에 손님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들의 발걸음은 '닭 한 마리' 식당으로 향했다. 반면 보신탕집은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닭 한 마리'를 판매하는 한 식당은 오전 11시부터 손님 60여 명으로 가게가 꽉 찼지만 개고기를 판매하는 보신탕집은 상대적으로 한가한 모양새였다.

같은 골목에서 보신탕집을 운영 중인 이 모 씨(74·여)는 "(곧 초복이니) 지금 바쁠 땐데 장사가 안되는 게 아니고 그냥 놀고 있다"며 "지난해 대비 (손님이) 3분의 1밖에 안 된다"고 한탄했다.

이 씨는 "제일 바쁠 때가 4~7월이라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계속 놀고만 있다"며 "평일이든 주말이든 손님이 올까 말까 하다. 주말에도 젊은 사람들은 닭 먹으러 오고 평일보다 못할 때도 있다"고 했다. 이 씨는 내년 2월 7일 전에 보신탕 가게를 닫을 예정이다.

가게 입구에 '2025년 12월 1일 오픈 흑염소탕'이라는 현수막을 내건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님은 "내년부터 염소탕만 팔 것"이라며 "팔면 3000만 원 벌금인데 어떻게 팔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개 키우는 사람들이 보상받고 가격을 자꾸 올린다"며 "지난해 (고기를) 8000원에 사 와서 1만 8000원에 팔았는데 지금은 그렇게 찍으면 콩고물도 안 떨어진다"고 했다. 가게에서는 '보통탕'이 2만 5000원, '특탕'은 3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보신탕거리의 손님, 사장님들은 '금지할 것까지 있냐'고 입을 모았다.

시장 인근에서 14년간 식당을 운영한 김 모 씨는 "(인근 보신탕집은) 옛날보다 사람들 발길이 아무래도 줄었다"며 "소, 돼지, 닭처럼 법으로 허용해 관리해야지 불법으로 놔두면 오히려 위생 상태도 안 좋고 개도 '개판'으로 키우지 않나"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온 원 모 씨(71·남)는 보신탕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와 "나쁜 거 먹는 것도 아니고 애완용을 먹는 것도 아닌데 법에 당연히 반대한다"며 "여름에 한 달에 한 번은 먹으러 온다"고 말했다.

반면 긍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인근 상인 강 모 씨(60대·여)는 "혐오 음식이니 금지해야 한다"며 "애완견 키우는 사람도 많으니 법으로라도 강제성을 가지고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2024년 2월 제정된 '개식용종식법'은 내년 2월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법은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사육·증식·유통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정부는 폐업 위기에 놓이게 된 개 농장주, 식당 상인 등을 위해 점포철거 지원금 최대 200만 원, 메뉴판 및 간판 교체비 250만 원을 지원하고 관련 컨설팅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정보가 잘 전달되지 않은 모양새다.

이 씨는 지원금에 대해 알고 있냐는 질문에 "그런 게 있냐?""며 "어디서 얼마를 주나. 아무튼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