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이태원 참사 구조 활동 뒤 숨진 상인 '희생자' 인정
진상조사 활동 근거한 첫 진상규명 결정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이태원참사 구조 활동에 참여한 뒤 트라우마를 호소하다 숨진 상인을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참사 희생자로 판단했다. 특조위 출범 이후 진상조사 활동에 근거해 내린 첫 번째 진상규명 결정이다.
특조위는 30일 제61차 위원회를 열고 참사 당시 구조 활동에 참여한 이후 트라우마를 겪다 지난 4월 숨진 고(故) 백 모 씨를 참사에 따른 정신적 피해를 겪은 희생자로 판단하고 백 씨에 대한 진상규명을 결정했다.
특조위 조사에 따르면 백 씨는 참사 이전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상가를 운영하며 분점 개업을 준비하는 한편 지인의 주점에서 운영 매니저로 근무했다.
백 씨는 참사 당일 오후 11시쯤 가게 인근에서 다수의 인파가 쓰러져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의식 없는 사람을 이송하고 눕힐 공간을 확보하는 등 긴급구조활동에 참여했다.
참사 이전 백 씨는 외향적이고 활달한 성격으로 가족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참사 이후 가족과 대화가 단절되고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백 씨는 지난 4월 20일 서울 자택을 나선 뒤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가족들은 닷새 뒤인 25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A 씨는 같은달 29일 낮 12시쯤 포천시 소재에 있는 산 중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백 씨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후군을 겪으며 우울증이 심해져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
심리학 전문가 또한 백 씨가 참사 현장 구조, 사망자 이송 과정에서 외성을 경험하고, 가게 경영난으로 부채 의식과 무기력감이 겹쳐 사망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특조위는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백 씨가 정신적 피해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진상규명하고 유사한 경우의 재발을 막기 위해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개선책을 권고했다.
송두환 특조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참사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과 피해자 권리 보장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의미가 있다"며 "위원회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유사한 피해를 겪는 분들이 제도 문턱 앞에서 다시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피해자 지원 제도의 미비점을 살피고 개선하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SNS 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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