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몽규 징계 적법'…'축협 감독 선임 논란' 처벌 가능할까

경찰수사 2년째…정 회장 등 피고발인 조사는 마쳐
"감사 결과 등은 절차상 문제…형법 적용 쉽지 않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대표팀 숙소를 나서고 있다. 2026.6.29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법원은 지난 4월 '정 회장이 홍 감독 선임 과정에 권한 없이 개입했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2년째 수사 중인 경찰은 법원 판결과 별개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확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총 8건의 고발 건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다만 홍 감독은 고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고발인 조사를 비롯해 정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 이사 등 인사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앞서 정 회장은 2024년 시민단체로부터 협박,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채용비리), 업무상배임, 강요 등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 이사 역시 같은 시기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당했다.

축구협회는 2024년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홍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고 불투명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논란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협회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하고 같은 해 11월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 업무 부적정 등을 포함해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가 확인됐다'는 내용의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는 회장 지시를 이유로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방법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홍 감독을 최종 감독으로 내정·발표한 후에 이사회에 서면으로 의결을 요구하는 등 형식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도 지난 4월 축구협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낸 특정감사 결과 통보 및 조치 요구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정 회장에 대한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가 적법하다는 취지다.

다만 경찰 수사에서는 이러한 행정소송과 별개로 불법적인 행위가 없었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경찰은 내부 규정 위반에서 나아가 규정 위반 과정에서 강압, 자료 조작 등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내부 규정을 위반했다고 다 범죄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내부 규정을 왜 위반하게 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계속 지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한뜻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행정소송에서는 정부의 징계 처분이 위법한지를 다퉜다면 경찰 수사는 부당 개입 등 범죄로 의율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감사 결과 등은 절차상의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형법을 적용하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법 집행이나 형사사법적으로 처리돼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 기다림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축구팬들 야유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30 ⓒ 뉴스1 안은나 기자

이 교수는 "(경찰이 주요 혐의로 따져야 할 것은) 직권남용일 것"이라며 "직권남용 여부를 비롯해 문서 위조, 허위사실 유포 등이 없었는지에 대해 형법적 적용이 가능한 부분일 수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홍 감독이 피의자로 조사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조사나 진술 내용에 따라 홍 감독과 이 이사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대표변호사는 "감사에서 지적된 문제에 있어서 홍명보 감독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했다고 진술, 증거가 나오면 피의자 전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수사가 길어지는 데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판이 나왔다. 이 교수는 "범죄 혐의가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나 확인에 2년이 걸린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여러 관계자의 진술이라든가 조사로도 충분히 고의성은 입증이 되는 상황"이라며 "경찰이 강제력을 가지고 있는데 1년이 넘게 결과를 내지 않고 수사를 지연시키는 것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