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0세 이상 버스 무료' 추진에…"접근성 좋아져" "재정 부담"
'무료' 찬성해도 나이·지급기준 의견은 엇갈려
5년간 5788억 소요 전망…"지하철 무료기준 올려야"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지하철은 힘드니까. 오르고 내려야 하니까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힘들지. 그래서 못 타는 사람도 많아."
26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홍 모 씨(80·남)는 "한 달에 15번 정도 버스를 타는데 지하철은 힘드니까, 나는 버스만 타고 다닌다"며 "(시내버스 무료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하철역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 사는 고령층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70세 이상 어르신의 시내버스, 마을버스 교통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갈릴 뿐 아니라, '70세'라는 기준을 두고서도 다양한 견해가 나온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4일 제336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조례안은 서울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70세 이상 시민에게 시내버스, 마을버스 교통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예산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금액, 지원 방식은 서울시장이 정하게 된다.
이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70세 이상 어르신 버스 요금 지원'에는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구체적인 연령 기준, 지급 조건 등에 따른 '조건부 찬성' 의견이 많았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 중인 사 모 씨(41·여)는 "아버지가 대상자이신데, 지하철이 무료니까 지하철만 활용하신다"고 했다. 사 씨는 "연세가 많을수록 운전을 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부모님 사시는 곳만 해도 마을버스로 이용해야 하는 지역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 시민인 최 모 씨(27·남)도 "은퇴하셨고 힘드신 분들이 많지 않나"라며 "복지 차원에서 제도에 찬성한다"고 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버스를 타고 탑골공원 인근을 찾은 전 모 씨(67·남)는 "정책에 찬성한다"면서 "(힘들고 잘 몰라서) 지하철은 타본 적이 없다. 6만 2000원 내고 버스를 타고 있다"고 기후동행카드를 내밀어 보였다.
다만 전 씨는 "노인들이 출근길 지하철에 너무 많은 것은 좋지 않다. 어른들이 앉으면 애들은 출근하기 힘들지 않나"라며 "아침에만 버스를 좀 안 타 주면 좋은 정책일 것"이라고 했다.
'기준 연령 상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례안 통과 뉴스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는 이 모 씨(85·남)는 "5년 동안 들어가는 예산이 제대로 안 맞춰질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고려해 75세쯤부터 적용하는 건 찬성한다"고 했다.
김 모 씨(77·남)는 "전철도 타고 버스도 태워주면 좋긴 한데 70세는 너무 이른 것 같다"며 "75세 정도로 올리고 횟수도 한 달 열댓번 무료 정도로 제한하면 좋겠다. (70세까지 무료로 하면) 인구가 너무 많다"고 했다.
제도를 도입할 때 지하철 무임승차 기준 연령 상한이 동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시는 현재 65세인 지하철 무임승차 최소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50대 남성 송 모 씨는 "(버스 70세 무료에) 반대한다. 젊은 사람의 세금으로 복지가 이뤄지는 건데 노인에게 (복지가) 너무 편중되는 건 지양해야 한다"면서도 "지하철 무료 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리고 버스도 70세부터 (무료로) 한다면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70세는 아직까지 경제생활이 단절됐다 할 수 없는 나이고 생활 소득을 창출해 삶의 질을 높여야 하는 나이"라고 말했다.
반대하는 시민들은 재정적 부담을 주된 사유로 들었다. 시의회는 70세 이상 시민에게 버스 무임교통카드를 발급한다고 가정할 경우 2027년부터 5년간 약 5788억 6400만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30대 여성 김 모 씨는 "서울시가 재정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현행 지하철 무료 기준 연령인 65세도) 너무 어린 것 같아 연령 상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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