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 제한 말라"…'가자지구 진입 시도' 활동가 여권 복구 촉구

"여권법이란 악법이 시민의 이동권 제한…여권 아닌 학살을 막아라"

25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 활동가 김아현 씨(해초·중앙)가 여권 효력 복구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25/ⓒ 뉴스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이스라엘군에게 나포됐다가 석방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 활동가 김아현 씨(활동명 해초)가 25일 한국의 여권법이 시민의 이동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무효화된 여권의 효력을 되돌려 달라고 촉구했다.

김 씨와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 활동가 20여 명은 이날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권이 아니라 학살을 막아라"라고 외쳤다.

김 씨는 "전 세계 그 어떤 국가도 법으로 가자지구나 팔레스타인에 가는 것, 항해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규제하지 않는다"며 "한국의 여권법이라는 악법이 시민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사례는 이후에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 장관을 향해 "이재명 대통령과 대한민국 시민들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에 귀 기울이고 재고해 정말로 공공의 복리를 위한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많은 분의 오해를 풀기 위해 설명하자면, 내가 추방될 때 대한민국 정부가 추방 비용을 지원한 적은 한 번도 없다"라고도 했다.

활동가 이미현 씨는 "(해초뿐 아니라) 우리나라 언론들은 정부의 여행 허가제로 분쟁 지역 취재와 보도를 포기하고 있다"며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을 끝내지 못한 채 휴전 상태고, 76년 전 전쟁의 참화를 몸소 겪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오늘날 전쟁과 학살의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몸소 실천하고자 했던 해초 활동가의 저항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 총 두 차례 가자지구 진입을 위해 항해에 나섰다가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

지난해 10월 첫 번째 체포 및 석방 후 외교부는 김 씨에게 여권 반납을 명령했다. 하지만 김 씨는 이를 송달받기 전인 지난 3월 중순 출국했고 여권이 무효가 됐다.

외교부는 김 씨의 여권 재발급 문제와 관련해 "여행금지 구역인 가자지구 방문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확약해야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여권법 13조 1항 8호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 조항은 여권 반납 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여권 효력이 자동 상실되도록 한다.

그러나 헌재는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등 보충성 원칙을 위반했다며 각하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이날 김 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여권반납명령 취소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연다.

김 씨와 KFFP는 재판부에 123개 단체·개인 1055명이 작성한 탄원서와 함께 4000여 명이 참여한 국제 서명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