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인쇄소 살인 사건' 범인, 사채업자였다…흉기 준비해 범행

범행 당일 흉기 구매…"당장 변제 곤란" 답변 듣고 흉기 휘둘러
범행 뒤 음주 상태로 오토바이 몰고 귀가…서부지법에서 재판

지인 사무실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정 모 씨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5.24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인쇄소에서 지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미등록 사채업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은 1억 원대 채무 문제로 피해자와 갈등을 빚다 범행 당일 흉기를 구매해 피해자를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정 모 씨의 살인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정 씨는 관할 관청에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이른바 '사채업자'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5시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대학교 캠퍼스 앞에 있는 A 씨의 인쇄소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A 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 씨는 2022년쯤 A 씨에게 약 2000만 원을 빌려준 것을 계기로 금전 거래를 이어왔다. 이후 A 씨가 2024년 초부터 변제를 지체하면서 정 씨가 돌려받지 못한 돈은 약 1억 3000만 원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정 씨는 A 씨에게 수시로 채무 변제를 독촉했으나 A 씨는 '곧 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정 씨는 이를 변명으로 받아들여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 정 씨는 오전 서울 중구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구매한 뒤 소주 약 1병을 마시고 A 씨의 인쇄소를 찾아갔다. 이후 A 씨에게 채무 변제를 독촉하다 "당장 변제하기는 곤란하다"는 답변을 듣자 미리 소지한 흉기로 A 씨를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씨는 범행 후 음주 상태로 오토바이를 몰고 경기 안양시 자택 인근까지 약 5㎞를 운전한 혐의도 받는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3%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정 씨는 자택으로 돌아간 뒤 가족에게 범행 사실을 알렸고,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같은 날 오후 8시 30분쯤 정 씨를 긴급체포했다.

정 씨의 살인 혐의 재판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원) 심리로 열린다. 첫 공판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