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자리·모기방·약방' 개표소 봉쇄 4주차 장기화 조짐…곳곳서 마찰음(종합)
의료·휴게시설 늘었지만 노선 갈등 격화…유튜버 촬영 논란도
- 권진영 기자, 강서연 기자, 윤지오 수습기자, 한민아 수습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강서연 기자 윤지오 한민아 수습기자 =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가 4주 차에 접어들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위자 간 마찰은 전보다 늘어난 추세다.
이날 오후 4시 30분쯤 핸드볼경기장 1-3게이트 앞 봉쇄시위 현장에는 시위자 수백명이 모여 여느 때처럼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를 외쳤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시각 핸드볼경기장을 포함한 올림픽공원 일대 인구는 약 1만~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 분포는 60대가 27.4%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론 30대가 17.9%를 차지했다.
봉쇄 18일째를 맞은 경기장은 출구마다 돗자리, 모기장, 은박지 담요 등이 깔려 있었다. 출구 철창살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그림을 비롯한 수제 피켓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현장 한 편에는 기존에 간이 부스로만 운영됐던 의료지원 코너가 천막으로 확대됐다. 건너편에는 현직 한의사가 운영하는 약방까지 차려졌다.
약방 옆에는 아이스크림·컵라면 부스가, 그 옆엔 쉼터용 대형 텐트가 설치대 있었다.
물자는 풍족하지만 곳곳에서 시위자들끼리 시비가 붙거나 마찰을 빚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봉쇄가 시작된 지난 5일만 해도 시위자들은 '재선거' 구호에 집중했지만 현재는 일부 시위자들이 "부정선거 A-WEB 한미공조 국제수사" 등 부정선거 구호를 외치겠다고 나서며 노선이 갈리는 모양새다.
구호에 포함된 A-WEB은 '세계선거기관협의회'를 의미하며 보수 진영에서 줄곧 부정선거의 핵심 거점으로 지목해 온 기구다. 한국산 선거 장비를 수출해 세계 각국에 부정선거를 일으켰다는 주장이지만 사실로 검증된 바 전혀 없다.
이날 한 여성 유튜버는 부정선거론자 전한길 씨(본명 전유관)가 'A-WEB을 수사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지 말라고 했다며 "전한길을 참형시켜라"라고 소리쳤다. 이후 전 씨의 지지자들이 "꺼져라"라고 맞서며 말다툼이 일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인근을 지나가던 한 80대 남성은 음모론 관련 피켓을 든 시위대를 보며 "와서 분탕질을 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유튜버들의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인한 초상권 문제도 불거졌다.
한 중년 여성은 유튜버 A 씨가 자신의 무단으로 촬영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A 씨는 "나를 찍는 중이었다"며 항변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양측의 진술서를 접수했다. 이 외에도 시위자 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을 부르는 등 소란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봉쇄 장기화에 '데드라인'을 설정해 그 안에 요구안이 달성되지 않으면 국회의사당에 쳐들어가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이 나왔다.
한 젊은 남성 시위자는 "젊은 사람들이 뭉치려면 데드라인이 무조건 필요하다. 우리는 흐지부지한 싸움은 절대 못 한다. 한 번에 끝내야 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일부 시위자는 "선동하지 말라"라고 맞섰다.
한편 시위자들은 활동 반경을 핸드볼경기장 옆 케이스포돔(KSPO DOME)까지 넓히고 있다. 감리교회동성애대책통합위원회·자유민주공동체수호연합 등은 오후 3시쯤 케이스포돔 2-1 게이트 앞에서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시위 장기화에 따른 체육단체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체육 단체들은 개표소 앞 시위가 시작된 지난 5일부터 사무실에 출입하지 못하고 있다.
단체들은 임시 사무실을 구해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의 경우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행정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지금까지 발생한 금전적 피해는 약 41억4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선수단복·유니폼 등 재제작 및 임시 사무실 마련 등에 쓰인 비용이다. 여기에 관계자 수당 등 6월 중 집행해야 할 예산만 60억 원에 달한다.
realk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