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면 대신 복수"…경찰, 사적 보복 대행 조직 윗선 무더기 검거
전국 발생 87건 중 실행자 65명 검거·23명 구속
"실행자뿐 아니라 의뢰자도 모두 구속수사 원칙"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텔레그램을 통해 의뢰받고 사적 보복을 대행해 준 범죄 조직의 윗선들이 경찰에 무더기 검거됐다.
경찰청은 최근 인천 등지에서 발생한 사적 보복 대행 사건의 텔레그램 실운영자와 전국 단위 사건의 자금관리책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적 보복 대행 범죄는 지난해 8월 대구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서 총 87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 중 80건의 실행위자 65명을 검거하고 23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7건에 대해서도 추적 중이다.
사적 보복 대행 범죄는 최근 텔레그램 등 온라인에서 의뢰받아 주거지에 인분을 뿌리거나 래커칠하는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사적 보복 대행 일당이 통신사와 택배·배송 업체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빼돌린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인천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 5월부터 인천·부산·경기·경북·제주에서 발생한 사적 보복 대행 사건 9건의 행동대원 4명을 전원 검거해 구속했다.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 1명도 구속됐다.
구속된 운영자 A 씨는 지난 4월 텔레그램 채널을 개설한 뒤 실행위자를 모집하고 보복 대행을 지시한 인물이다. 경찰은 A 씨가 조직의 총책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A 씨는 지난 5월 보복 대행 범죄 실행자 2명이 검거되자 지난 5월 19일 베트남으로 도피했다. 그는 도피 중인 상황에서도 2건의 범행을 추가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다양한 채널로 귀국을 종용했다. 결국, A 씨는 결국 지난 13일 인천공항에서 검거됐다.
대구청 광역범죄수사대 역시 전국적으로 다수 사건을 지시한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의 자금관리책 3명을 구속했다. 추가로 체포한 1명에게도 지난 20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계좌와 코인을 이용해 의뢰비를 받거나 범행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적 보복 대행 범죄는 올해 1월부터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가, 서울양천경찰서에서 지난 3월 배달 대행업체를 통해 개인정보를 불법 유통한 조직원 3명을 구속한 이후 한동안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4월 말 이후 다시 범죄가 발생했지만, 인천청·대구청에서 상선을 검거한 뒤로 범죄 발생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청 광역범죄수사대에서는 기존 양천경찰서에서 수사한 배달 대행업체 개인정보 탈취 외에 다른 기관에서도 개인정보가 탈취되었는지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개인의 평온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적 보복 대행 범죄는 사법 시스템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며 "사적 보복 대행 범죄는 실행위자 뿐만 아니라 의뢰자까지 모두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므로, 단순히 고수익 아르바이트나 호기심으로 보복 대행 의뢰를 주고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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