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피해자 "왜 여학생만 몸가짐 교육받나, '가해 책임' 가르쳐라"
성평등부 온라인 공론장, 개설 닷새 만에 정책 제안 22건
남성 역차별 전담부서·병역 이행 지원 확대 요구도 등장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성별 인식 격차를 공식 논의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성평등가족부가 개설한 온라인 정책 공론장에서 딥페이크 피해를 경험한 10대 학생이 "여학생의 몸가짐 대신 가해행위의 책임을 가르쳐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15일 성평등가족부의 온라인 정책제안 플랫폼 '청년 공존·공감네트워크'(이하 청년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 10일 누리집 개설 이후 이날까지 성별 인식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제안 22건이 접수됐다.
이번 청년네트워크는 이 대통령이 성별 인식 격차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하라고 지난해 6월 성평등부에 지시한 데 따라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개설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과 유사하게 본인인증 후 게시글을 작성하고 다른 이용자가 공감과 댓글을 남길 수 있는 방식이다. 성별 인식격차라는 분야에 한정해 제안을 수렴한다.
접수된 22건 가운데 자신을 딥페이크 피해를 경험한 10대 여학생이라고 소개한 제안자는 성폭력 예방교육의 대상과 내용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안자는 자신의 사진이 공개된 사건 이후 학교에서 딥페이크 예방 교육을 진행했지만 여학생만 교육을 받고 남학생들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안자는 "남학생들이 피해자가 아닌 것도 아니고 여학생들이 가해자가 아니라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여학생들이 딥페이크와 관련한 교육을 받을 때 남학생들은 다른 수업을 듣고 있었다"고 말했다.
제안자는 또 여학생에게 옷차림과 몸가짐을 조심하라고 요구하는 대신 가해행위의 위법성과 책임을 명확히 가르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남학생도 성폭력 예방교육을 여학생과 동등하게 받아야 한다"며 "남성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몸가짐을 강조하는) 교육을 고집한다면 이는 여성차별인 동시에 남성차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접수된 제안 가운데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글은 병역 이행에 따른 남성 지원 확대를 요구한 '30 바라보는 20대 후반 남성입니다. 남성에게도 혜택이 있었으면 합니다'라는 제목의 제안이다.
제안자는 "남성이 여성 혜택의 절반이라도 받았으면좋겠다"며 "남성에게는 온갖 의무를 부여하면서 혜택이 너무 없다. 여성에게는 사회적약자라는 달콤한 멘트로 온갖 혜택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생리휴가, 출산휴가에는 불만이 없다. 여성전용 주차장에도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병역 이후 사회생활 적응을 도움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혜택을 주고 지원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무직종은 여성을 위주로 채용해 성차별 받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이 밖에 제안에는 남성이 겪는 차별과 역차별을 별도로 다룰 전담 부서를 설치해 달라는 요구도 등장했다. 이른바 '여경 할당제'와 여성 경찰에 대한 우대를 폐지하고 남녀 경찰에게 동일한 체력 기준과 업무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육아와 일터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성평등부는 우선 다음 달 31일까지 접수한 제안 가운데 청년 공존·공감위원회(이하 위원회) 청년위원과 전문가 심사를 거쳐 우수 제안 약 5건을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
우수 제안은 위원회 논의나 부처 검토를 거쳐 정책 아이디어로 구체화하고 필요할 경우 제안자를 향후 공개 공론장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시상 이후에도 청년네트워크를 상시 운영한다. 누적한 제안은 국민 정책 수요를 파악하고 위원회별 정책안을 마련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우수 제안 선정 과정에서 제안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본인 여부와 신원과 관련 내용을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라며 "접수된 의견을 바탕으로 성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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