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골 터지자 "와~" 광화문 떠나갈듯 8000명 붉은 함성(종합)

붉은 악마들 "연차 내고 온 보람"…체코전 승리에 '방방'
여의도도 4000명 운집…뒷정리도 깔끔 '성숙한 응원전'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를 화면으로 지켜보며 거리응원을 펼치던 중 오현규의 역전골에 기뻐하고 있다. 2026.6.12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이동건 김우진 한민아 김범수 수습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에서 16년 만의 조별리그 1차전 승리를 거두자 광화문광장 일대와 서울 도심 곳곳의 응원전은 환호와 박수로 뒤덮였다.

12일 오후 1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약 8000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응원을 위해 이곳을 찾은 인파는 오전 8시 500여명, 오전 9시 1000명, 오전 10시 3700명, 오전 11시 5700명으로 불어나더니 주최 측 예상치였던 6000명을 넘겼다.

역전골 나오자 "대~한민국" 큰 함성…"역전승 재밌었다"

KT빌딩과 세종대왕상 일대에 6개 구역으로 나누어진 응원 공간은 시민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정중앙에 설치된 주무대와 대형 스크린 앞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시민들로 가득했다.

화창한 날씨에 가족·연인 등과 함께하는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오면서, 경기 시작 전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빨간 반소매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은 태극기와 막대풍선을 들고 다 함께 어울리며 응원곡과 애국가를 불렀다. 뜨거운 햇볕에 양산과 선글라스를 지참하거나 인근 건물 그늘로 들어가는 이들도 많았다.

경기 시작 휘슬 소리에 "대~한민국"을 연신 외치던 시민들은 경기 전반전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열띤 응원을 이어나갔다. '오 필승 코리아' 응원곡을 다 같이 부르기도 하고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전반전이 득점 없이 이어지자 마음을 졸인 채 환호와 탄식을 번갈아 반복했다. 전반전이 끝나갈 때쯤인 38분과 39분 손흥민 선수가 연속 시도한 슈팅이 막히자 시민들은 일제히 탄식하며 함성을 질렀다.

전반전이 0-0으로 끝난 후, 후반 14분 우리나라의 실점으로 시민들의 분위기는 잠시 싸늘하게 식었다. 몇몇 시민들은 "에라이", "그럴 줄 알았다"고 했고, 한편에서는 "괜찮아" "응원 더 하면 역전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후반 22분 황인범 선수의 동점 골이 나오자 시민들은 얼싸안으며 환호를 터뜨렸다. '대~한민국'을 다시 힘차게 외쳤다.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35분 오현규 선수가 역전 골을 터뜨리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시민들은 함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방 뛰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하이파이브를 하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후반전이 끝나기 1분 전 시민들은 '승리를 위하여'를 부르며 대형 스크린에 나오는 경기 모습에 집중했다. "길다 길어" "언제 끝나냐"며 마음을 졸이던 시민들은 드디어 경기 종료 휘슬이 나오자 방방 뛰었다. 많은 시민이 스크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무대 앞편은 북소리에 맞춰서 환호했다.

표지호 씨(20·남)는 "역전승이라 너무 재밌었다"며 "2002년 월드컵이 이러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다 같이 응원하며 즐기니까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시에서 온 이민기 씨(36·남)도 "모두 다 일어나서 환호하니 너무 재밌었고, 붉은 악마 카메라에 아들이랑 같이 찍히는 추억도 생겼다"며 "아들은 역전 골 들어갔을 때 처음으로 소름이 돋았다고 한다"며 웃었다.

구독자 114만명의 유명 유튜버 '마이린TV'의 최린 씨(20·남)도 "내일 시험이긴 하지만, 성인 되고 첫 월드컵이라 응원전에 왔다"며 "전반 경기력이 좋길래 후반에 한 골을 먹힌 상황에서도 충분히 뒤집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축구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를 비롯한 시민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를 화면으로 지켜보며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6.6.12 ⓒ 뉴스1 김명섭 기자
4000명 몰린 여의도 응원전·뚝섬도 응원 인파…시민들 뒷정리 깔끔

전광판과 함께 응원 공간이 설치된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앞은 낮 12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40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응원 사회자가 '대한민국'을 외치면 빨간 옷을 입은 시민들도 따라서 구호를 외치고 응원 막대를 두들겼다.

체코가 득점하자 시민들의 야유가 나오고, 한국이 동점골·역전 골을 내자 황인범·오현규 선수를 연호하기도 했다. 체코의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되자 안도와 환호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아들 한중민 군(10)과 함께 여의도를 찾은 한성진 씨(44·남)는 "연차 내고 왔는데 너무 보람 있다"며 "2002년 월드컵 때는 제가 학생이었는데, 이번엔 아들이랑 오니까 좋다"고 웃었다.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응원전에도 시민 200여 명이 모였다. 이곳엔 시민들이 콜라와 김밥 등을 먹으며 경기를 지켜봤다.

붉은 악마 머리띠를 착용한 김현주 씨(30·여)는 "후반전에 포지션이 공격적인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골을 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원구에서 온 이나영 씨(30·여)도 "후반전에 집중력 안 잃고, 특히 황인범 선수 접어서 차는 게 예술이었다"고 선수들에 찬사를 보냈다.

성동구에서 온 이수현 씨(38·여)는 "후반전에서 한 골 먹히고 이제 큰일 났다 싶어서 불안했다"며 "지금 분위기가 힘들겠지만 계속 응원할 테니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축구대표팀의 승리만큼, 거리응원전을 펼친 붉은 악마들의 시민의식도 빛났다. 광화문광장에서 응원전을 마친 시민들은 쓰레기를 집에 들고 가거나 치운 뒤 자리를 떴다.

경기가 끝난 후 광화문 응원 구역 내·외부 인도엔 쓰레기가 거의 없는 상태였다. 30여분 만에 대부분의 쓰레기가 정리돼, 인근의 세종문화회관 및 길거리도 깨끗한 편이었다. 환경미화원인 이재성 씨(47·남)는 "오늘 쓰레기가 유독 적었다"고 말했다.

경기가 진행되면서 분주하게 인파 관리를 하던 경찰관들이 "이동해달라"는 등의 요구에도 시민들이 잘 응한 편이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 일대에 3개 기동대, 260여 명의 경력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축구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를 비롯한 시민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전반전을 화면으로 지켜보며 마음졸이고 있다. 2026.6.12 ⓒ 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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