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단톡방' 초대부터 문자 공세까지…'디지털 선거운동' 몸살

문자 보내지 말라하니 "민주꼴통" 답장…"실수였다" 해명도
선거운동 누구나 할 수 있지만…개인정보 무단 수집은 위법

6·3 지방선거를 앞둔 22일 서울 서대문구 한 거리에 서울시장·구청장·시의원 후보자들의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2026.5.22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 6·3 지방선거를 열흘가량 앞두고 시민들이 지지자 단체 채팅방에 무작위로 초대되는 등 '정치 공해'에 대한 불쾌감을 호소하고 있다. 후보자를 홍보하는 문자 메시지에 시민이 거부 의사를 표하자 '꼴통'이란 답장이 되돌아온 경우도 확인됐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하루에도 몇통씩 후보자의 홍보 문자메시지를 받고 무작위로 지지자 단체채팅방에 초대받은 유권자들의 사례가 늘고 있다. 일상을 침해 당한 시민들은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수집된 건 아닌지 등 우려하는 모습이다.

최근 대표적인 '디지털 선거운동'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지지자 단체채팅방을 개설하며 시민들을 원하지 않는 채팅방에 반복적으로 초대하는 행위다.

네이버 카페와 스레드 등 SNS에는 '자고 나니 지지자 카톡방에 초대돼 있고 신규 카톡이 200여개 와있어서 짜증 났다', '불특정다수를 초대해서 선거운동 하겠다는 발상도 미친 것 같고 굉장히 불쾌하다'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실제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개설한 한 선거운동 단체채팅방에는 "본 방은 누구나 지인 초대가 가능하다"며 "오른쪽 상단을 누르시고 초대하기 부탁드린다"는 공지와 함께 한 후보자의 후원회 계좌번호가 적힌 홍보물이 올라왔다.

원치 않는 후보자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고 설전을 벌이는 일도 일어난다. 정승구 서울 도봉구나선거구 구·시·군의회의원 후보(현 도봉구의회 의원)는 지난 20일 한 시민에게 '민주꼴통'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 SNS상에서 논란이 됐다.

정 후보가 시민에게 '민원 하나하나에도 끝까지 책임지는 똘똘한 동네일꾼'이라며 선거 포스터를 문자 메시지로 보내자, 시민은 '문자 안 보내셨으면 한다'고 답장했다. 이에 정 후보는 곧바로 '네', '민주꼴통'이라고 답장했다. 시민이 '상당히 불쾌하다. 문자 내용 공개하겠다'고 하자, 정 후보는 '미안하다. 실수로 했다. 폰 정리하다가 다른 데 보낸다는 게 선생님한테 갔다'고 사과했다.

정 후보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해당 메시지를 작성한 것은 맞지만, 고의가 아니었고 이후 여러 차례 사과를 시도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제가 메시지를 치긴 했는데 그 분한테 보내려고 그랬던 게 아니고, 단어를 잘못 눌렀다"며 "우리 지역구 표를 갖고 있는 주민에게 어떻게 ('민주꼴통' 이란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겠냐"고 말했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로부터 원하지 않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근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의 선거캠프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관계자와 민주당 당원들에게도 '추경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보내 논란이 됐다.

문제는 다량의 문자메시지 발송이나 단체 채팅방 무작위 초대는 공직선거법상 문제가 없어 제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를 제외한 누구나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거나 단체채팅방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게 가능하다.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거나 미성년자인 경우 등에 해당한다.

아울러 정치인 팬클럽이 팬클럽 명의로 SNS 등을 이용해 후보자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법 소지가 있지만, 일반 유권자가 SNS나 채팅방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허용된다.

다만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해 단체채팅방 개설 및 운영에 활용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인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개보위에도 유권자들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수집됐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며 "개인정보 무단 수집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선거에서 낙선한 이들은 선거캠프가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아, 정보 수집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책임자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또한 선거 과정의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에 대해 선제적으로 고소·고발을 하는 경우가 많지도 않아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김 변호사는 "선거가 민주주의 실현에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선관위나 각 정당이 개인정보와 관련해 실정법 위반으로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 조심스러워한다"며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단 인식 자체가 아직 미미한 상황이라 개보위 차원에서도 사전적으로 선관위에 정당 및 캠프에 대한 계도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