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50만원에 살게요"…대학 축제 '학생증 거래' 성행

"학생증 양도" 글 기승…연락하자 "18만원, 과잠도 대여"
1일 5만~20만원대…주민등록법·업무방해죄 위반 소지

139주년 대동제가 열리는 14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자대학교가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5.5.14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18만원 주시면 되고요. 일단 5만원 예약금 먼저 입금해 주시고 나머지는 당일 입장 되면 주시면 돼요."

11일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대 축제 학생증 양도합니다'라고 적힌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적힌 오픈채팅방에 접속해 "14일 축제 때 학생증 거래하려 하는데 얼마 드리면 되냐"고 문의하자 계정주는 곧바로 '쿨거가'(흥정 없이 빠르게 거래 가능한 가격)를 이같이 제시했다.

18만원. 재학생의 학생증을 빌려 축제 기획단으로부터 축제 입장 팔찌를 받고 나면 다시 학생증을 돌려주는 값이다. 축제에 입장할 때 학생회의 '본인 확인'에 걸리지 않게 도와주는 건 일종의 서비스인 듯했다. 계정주는 '과잠(과 잠바)도 빌려줄 수 있냐'는 질문에 "최대한 많이 대여해드리고 도와드리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X 갈무리
"학생증 이틀 50만원에도 삽니다"…'콘서트 암표보단 싸니까' 거래 성행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대학교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5월 셋째 주 X에는 각 대학교 축제에 참석할 수 있게 학생증과 신분증을 대여해주겠다는 글이 도배를 이뤘다.

이같은 현상은 외부인들이 대학교 축제에 들어가고자 하면서 시작됐다. 외부인의 축제 출입이 자유로웠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학생증·신분증 대조 작업을 거친 후 학교 구성원임을 확인하고 나서야 축제에 입장할 수 있다.

축제에 외부인 출입이 많아져 재학생들의 불만이 커지자 축제 기획단 등이 고안해 낸 방법이지만, 역으로 학생증을 돈 받고 팔거나 구매하는 이들도 함께 증가했다. X에서는 '학생증 대여', '학생증 양도' 등을 검색하면 "가격을 선 제시하라"는 말과 함께 오픈채팅방 링크가 적힌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학생증 거래를 위한 시세는 적게는 1일 5만원에서 20만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어떤 연예인이 해당 축제에 출연하는지에 따라 시세가 변동한다. 양일 합쳐서 50만원대를 호가하기도 한다.

올해 특히 학생증 거래 글이 많은 학교는 서울대, 홍익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이다. 오는 14일 서울대 축제엔 인기 아이돌 엔시티 위시가 출연한다. 서강대는 라이즈, 트리플에스, 나우아임영이, 홍익대는 백예린, 코르티스, 프로미스나인 등이 축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학생증 양도 글엔 자신의 성별·학번과 함께 공기계에 재학생 인증이 필요한 학교 애플리케이션(앱)·에브리타임 로그인을 해주겠단 내용도 담겨 있다. 과 잠바를 함께 대여해주거나 학교 관련 정보를 제공해 주겠단 것도 기본 '옵션'이다.

최근 학생증 양도 글이 많아지면서, 축제 기획단 측에서 외부인을 걸러내기 위해 학교 앱 로그인 여부를 확인하거나 재학생만 알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에게 특정 단과대 건물의 위치, 필수교양 과목 이름 등을 무작위로 묻는 식이다.

즉 십수만원의 돈을 내고 학생증을 빌려도 본인 확인 과정에서 입장이 거절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다수 양도 글에선 '입장 실패 시 일부 금액 환불', '입장 실패해도 금액 환불 불가' 등의 공지가 덧붙었다.

그런데도 대학교 축제 입장을 위한 학생증 거래가 성행하는 것은 팬들 입장에선 유명 아이돌 공연을 볼 수 있는 비교적 '가성비' 방법이기 때문이다. 콘서트 티켓은 구하기도 힘들고, 암표를 구하려면 학생증 거래 비용보다도 비싸다는 것이다. 또한 좌석이 정해져 있는 콘서트와는 달리 마음만 먹고 일찍 줄을 서면 앞자리에서 아이돌을 구경할 수 있는 것도 대학교 축제의 장점이다.

서울대 축제하는 사람들 인스타그램(좌측), 서강대 대동제 축제준비위원단 인스타그램(우측) 갈무리
빌려준 사람·빌린 사람 모두 형사 처벌 가능…"주민등록법·업무방해죄 위반 소지"

학생증·신분증 거래는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 모두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는 신분증 대여의 경우 주민등록법상 위법이고, 학생증 대여 또한 업무방해죄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 변호사는 "신분증 대여는 주민등록법 위반이고 보통 벌금형이 나온다"며 "학생증 대여 또한 재학생을 위한 학교의 업무(축제)에 대해 외부인이 속여서 들어가는 것이라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각 학교 학생회는 학생증·신분증 양도 행위에 대해 최대 퇴학 처분, 형사 처벌까지 이뤄질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 축제 당일에는 재학생인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 및 신분증·학생증 대조 등을 통해 본인 확인을 엄격하게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