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우크라 북한군 포로 입국 위해 노력해야" 의견 표명키로

외교부 장관·국무총리 대상…권고 아닌 '의견 표명' 의결
北 포로 인터뷰한 김영미 PD "두 포로 한국행 의사 확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원회에서 제21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11.24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외교부 장관과 국무총리에게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북한군 포로들의 송환을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추진하라는 내용의 '의견 표명'을 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13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제7차 전원위원회를 개최하고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의 생명·신체 및 정신건강 보호와 대한민국 입국을 위한 인도적 조치 권고의 건'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이같이 의결했다.

인권위는 북한군 포로의 의사에 반해 강제송환 되지 않도록 하고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대한민국 등으로 안전한 입국이 가능하도록 필요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추진하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북한군 포로의 생명·신체 및 정신건강 보호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관련 국제기구와 긴밀히 협력해 포로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지원하란 내용도 의견에 담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는 이한별·한석훈·강정혜 인권위 비상임위원 공동발의로 이 안건에 대해 지난달 9일, 23일 전원위원회에서 북한군 포로의 신속 송환을 촉구하는 의견 표명 및 권고 조치를 논의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이 북한군 포로들이 한국행을 희망한 것이 맞는지와 정부 협의 과정을 확인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날 전원위에는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북한군 포로들의 한국행 의사가 확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PD는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에 억류 중인 북한군 포로를 직접 인터뷰했고, 관련 내용은 올해 MBC PD수첩을 통해 두 차례 방영된 바 있다.

김 PD는 "포로 두 명의 한국행 의사는 확실하다"며 "두 병사는 북한 송환이 되면 확실히 자신들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 PD는 북한군 포로들이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행을 주장한 이유에 대해선 "이들은 많은 나라를 알지도 못하고, 러시아나 중국 등엔 북한의 영향력이 끼치는 상황이라 본인들의 안전을 위해선 대한민국으로 가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25 전쟁 이후에 북한군 포로가 다른 나라에서 생포된 경우가 처음이다 보니, 한국 정부도 선례가 없기 때문에 빨리 움직일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인권위 권고가 어떤 사법부의 판단보다 훨씬 엄중하고 존재감이 있으며, 국가기관이나 행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권고' 조치를 촉구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은 다음 전원위를 추가로 열어, 외교부가 송환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입장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11일 공문을 통해 인권위에 북한군 포로들이 한국행을 희망할 때 전원 수용할 것이며 자유의사에 반한 러시아나 북한으로의 강제 송환은 절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만약 권고를 할 것이라면 사실 인권 침해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외교부에) 진술할 기회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상적으로 우리 위원회가 관계 기관에 권고할 땐 정책과 관행의 개선이나 시정을 요구하거나, 또는 의견 표명을 할 수 있도록 돼있다. 그래서 '권고'를 위해선 피진정인 출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라미 위원도 "외교부에 정식적으로 전원위에 참가해서 진술할 기회가 있음을 알리고, 인권위와 외교부가 어떻게 사전에 소통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피진정기관이 될 기관이 인권위 결정을 더 수용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한별·한석훈 위원 등은 한 차례 더 의결을 미뤄 외교부의 출석을 요구해도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은 "외교부가 포로에 대해 의료적 지원을 하고 강제 송환 금지 원칙 입장을 확인한 공문은 있지만, 한국으로의 송환이 법적 의무인데 부작위 상태에 있는 것에 대해선 적극적인 답변을 전혀 안 하고 있다"며 "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신속하게 송환하지 않고 있는 건데, 기일을 연기하더라도 그런 상황이 전혀 달라질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위원님들이 굳이 '권고'를 무서워하고 의견 표명을 하자며 눈치를 보신다면, 오늘 바로 의견 표명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국 인권위는 '권고'가 아닌 '의견 표명'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의견 표명 대상에 국방부 장관과 국정원장은 제외하고, 외교부 장관과 국무총리만 포함하기로 했다. 일부 위원들이 국방부를 포함하면 군사적 조치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될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북한 인권단체들은 '북송은 사망선고다' '정부는 북한군 포로 송환에 앞장서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전원위를 방청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