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일단락…공직자·선거·대형참사 수사 '경찰 시험대'
[78년 검찰 대격변] ②중수청은 부패 등 6대 범죄 수사
경찰, 중립성 확보 최우선 과제…민생 사건 지연 우려
- 이세현 기자,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권준언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6대 범죄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게 되면서, 앞으로 공직자·선거·대형 참사 수사는 경찰의 몫이 됐다.
이들 분야는 수사의 전문성은 물론이고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만큼, 이들 사건의 수사를 경찰이 독자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른바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이 지난 주말 잇달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수사·기소 분리를 주요내용으로 한 검찰개혁이 일단락됐다.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를 수사한다. 판·검사 등이 의도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처벌하는 법왜곡죄도 수사한다.
이에 따라 공직자·선거·대형 참사 수사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한 사법경찰이 맡게 된다. 대한민국 수사 구조의 '대격변'이 이뤄지는 셈이다.
공직자·선거 사건은 전·현직 정권의 주요 인사들에게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고, 대형 참사는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다. 모두 고도의 수사 역량이 있어야 하는 분야이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이 같은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수사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 공직자 수사도 원래 했고, 선거도 수사본부를 열어 과거에도 다 했었다"며 "이미 70년간 해왔던 건데 특별히 문제가 있거나 부담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검찰 중심적 시각"이라며 경찰의 수사 역량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이 교수는 경찰의 '중립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선거와 공직자 범죄, 대형 참사는 정권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외풍을 막고 공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수사 역량보다 지휘부가 정치적 영향력을 얼마나 차단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도 "권력자 범죄는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이 전제돼야 하는데, 경찰은 검찰에 비해 중립성을 의심받은 적이 많다"며 "검사는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하면 되지만 경찰은 퇴직하면 끝이라서 더 인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경찰) 인사권을 정치권이 가지고 있으니 독립적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시스템상으로는 경찰이 중립적이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에 보다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가 가능하도록 인사 시스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법조계 일각에는 검찰청 폐지에 따라 비교적 권한이 확대될 경찰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다.
한 현직 판사는 "경찰은 과거부터 끊임없이 중립성에 대한 지적을 받아온 조직"이라며 "여우가 무섭다고 더 거대한 조직력을 가진 호랑이에게 수사권을 쥐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도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 강화와 임기 보장 등 제도적 보완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사건 처리 지연이 문제 되는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 범위가 확대되면 민생 사건이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보완 수사 요구 사건 중 3개월을 초과해 장기 미제에 해당한 사건은 32.1%에 달했다.
형사 사건을 주로 맡는 한 변호사는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민생 수사 지연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안 그래도 오래 걸리는데 민생 사건 수사 공백이 더 커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경찰 스스로 권한 남용을 통제하고 민생 수사에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역량을 적절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제언이 뒤따른다.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에 대비해 경찰의 수사 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게 하고, 공소청과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경찰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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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이 잇달아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뉴스1은 검찰개혁이 국민에게 미칠 영향과, 보다 나은 형사사법체계의 구축을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인지 총 5편의 기사를 통해 짚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