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변희수재단 22개월 만에 설립 허가…"무너진 건 안창호"(종합)
상정 7번만에 허가 의결…"그간 특정 위원 반대로 의결 못해"
재단 준비위 "트랜스젠더 존중받는 사회 위해 활동할 것"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트렌스젠더 지원을 목표로 한 변희수재단 설립을 허가했다. 재단 설립 신청을 받은 지 약 1년 10개월여 만이다.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는 "끝내 무너진 것은 변희수재단이 아니라, 인권을 가로막으려 했던 안창호 위원장의 시도"라며 재단 설립 허가 의결 소식을 환영했다.
인권위는 5일 서울 중구 회의실에서 제6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변희수재단 설립을 위한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의결의 건'을 상정해 인권위원장과 상임위원 등 4명 중 3명의 찬성으로 의결했다. 안창호 위원장은 의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이날 상임위 회의 뒤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진 것에 대해서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 측에 굉장히 죄송하다"며 "이런 의결은 조속히 결정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해당 안건은 이날로써 총 7번 인권위에 상정됐다.
인권위는 지난 2024년 5월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의 설립 허가 신청을 받았지만 약 2년간 논의가 공전하면서 기각도, 허가도 하지 않은 상태로 안건을 보류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인권위는 신청 접수일로부터 20일 이내에 허가 또는 불허가 처분을 해야 한다.
그간 해당 안건은 김용원 상임위원이 재단 설립을 반대하면서 논의가 재차 미뤄졌다. 규정상 설립 허가를 위해선 인권위원장과 상임위원 등 4명 중 3명이 찬성을 해야 하는데, 상임위원 1명이 공석이라 만장일치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상임위원은 2년여간 의결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특정 위원이 반대 의견을 계속 제시했다"며 "제가 취임한 이후에도 이 안건이 다뤄지지 않았고, 지난 2월 김 위원이 마지막 상임위에 참석한 시점에 이 안건이 상정됐었는데 그때도 반대 의견이어서 의결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최근 김 위원이 퇴임하고 인권위가 2년여간 변희수재단 설립 허가 안건을 보류한 것은 위법이란 법원의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이날 의결이 이뤄지는 데 성공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지난달 12일 인권위가 법인설립허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게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변희수재단 준비위는 이날 인권위 의결 후 입장문을 통해 "오늘은 5년 전 변희수 하사의 발인이 있었던 날"이라며 "복직, 순직 인정, 국립묘지 안장, 보훈 그리고 법인 설립 허가까지 어느 하나 쉽게 이루어진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준비위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긴 싸움을 이어온 사람들의 노력 끝에, 또 하나의 매듭을 짓게 됐다"며 "안 위원장은 변희수재단의 법인 설립 안건을 반동성애 단체들의 법인 설립 안건과 함께 엮어 안건을 통과시키려는 시도까지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끝내 무너진 것은 변희수재단이 아니라, 인권을 가로막으려 했던 안창호 위원장의 시도"라며 "변희수 하사가 남긴 질문을 이어받아, 트랜스젠더의 존엄과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변 하사는 육군 하사로 복무 중 2019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군에 계속 복무하길 희망했으나 강제 전역 처분을 받았다. 변 하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으나 2021년 3월 3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기일은 2월 27일로 추정된다.
한편 이날 인권위에 상정된 반동성애 성향의 원가정아동인권협회와 중독회복자인권재단 설립 허가의 건은 2명의 반대로 기각됐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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