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수사 시험대 오른 경찰…강선우 구속 이어 13가지 의혹 김병기는

강선우 '공천헌금'으로 영장, 김병기 신병처리 촉각
공천헌금·차남 청탁 의혹…경찰, 뇌물죄 적용 검토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전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공천헌금 수수 등 13개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2.27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1억 원의 공천 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강선우 무소속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구속되면서 공천 헌금 수수와 차남 관련 의혹 등 13가지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신병 처리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 의원 사건뿐 아니라 김 의원 사건도 경찰 수사를 두고 '늑장·눈치보기' 비판이 이어져 온 만큼, 경찰의 권력 수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김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김 의원 조사에서 차남 대학 편입 의혹과 공천 헌금,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13가지에 이르는 만큼 추가 소환이나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김 의원 소환 이후에도 주변 인물들을 계속 불러 조사하며 혐의 보강에 나서고 있다.

김병기 주변인 줄소환…'뇌물죄' 적용 관건

먼저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직 동작구의원 전 모 씨와 김 모 씨로부터 각각 1000만 원과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돈을 건넨 혐의를 받는 전 씨와, 이를 전달한 것으로 의심받는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을 불러 대질 조사를 진행했다.

전 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신문지로 싼 현금 500만 원 두 묶음을 이 부의장이 탑승한 차량 창문으로 건넸다"는 등 금품 전달 과정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의장은 김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이 의혹과 관련해 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금품이 오간 당시 동작구의회에서 의장과 예산결산위원장 선출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김 의원이 국회의원 지위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인지가 쟁점이다. 경찰은 해당 금품이 지방 선거 '공천 헌금' 성격이었는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다만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 사건과 마찬가지로 핵심 물증은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품 전달 시점이 약 6년 전이어서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나 통신 기록 등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김 의원 사건 역시 진술에 상당 부분 의존한 수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김 의원의 '차남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도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김 의원 차남도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의원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차남 취업을 청탁한 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경쟁사인 두나무를 겨냥한 질의를 여러 차례 한 점이 대가성 여부 판단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차남이 지난달 25일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이동하고 있다. 김 의원은 차남의 숭실대 편입 과정 개입,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 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 ⓒ 뉴스1 권진영 기자
'늑장 수사' 비판 속 김병기 신병 처리 주목

수사 착수부터 첫 소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면서 김병기 무소속 의원 사건을 둘러싼 '늑장 수사' 비판도 제기돼 왔다. 김 의원 관련 의혹은 지난해 9월 차남의 숭실대 편입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언론 보도로 처음 불거졌고 경찰은 시민단체 고발 이후 지난해 9월 19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경찰의 첫 압수수색은 김 의원이 지난해 12월 30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2주가 넘어서인 1월 14일에야 이뤄졌다. 김 의원 소환도 한동안 이뤄지지 않다가 수사 착수 약 5개월, 원내대표직 사퇴 이후 약 2개월이 지난 시점에 진행됐다.

김 의원은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모두 13가지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두 차례 소환 조사에서 제기된 의혹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었지만, 사건 관계자가 많고 의혹별로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한 부분도 적지 않아 추가 소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해 신병 확보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앞서 경찰은 강선우 무소속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 사건에서 '1억 원 공천 헌금' 혐의만 영장에 담아 구속을 시도했다. 핵심 혐의로 우선 신병을 확보한 뒤, 나머지 의혹 수사를 이어가기 위한 취지였다.

김 의원 사건에서도 공천 헌금 및 차남 취업 청탁 의혹 등에서 혐의가 소명될 경우 경찰이 영장 신청을 통해 신병을 확보한 뒤 남은 의혹들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