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없이' 출범한 3기 진실화해위…시급한 과제는

연속성 확보해 '중단 없는 과거 청산' 가능해진 3기 진화위
대규모 사건 조사할 '조사3국' 예고됐지만…위원회 부재

국가폭력피해자 가족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전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2026.1.29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26일 출범한다. 사회복지기관·입양알선기관·집단수용시설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을 조사할 수 있어 기대감이 크지만 위원장과 위원 등의 자리가 공석인 채다.

'중단 없는 과거 청산' 목표로…26일 출범 못 박은 국회

지난달 19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정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이법의 시행일을 2026년 2월 26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통상 법률안이 공포 후 6개월의 시간을 두고 시행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개정안이 시행일을 이날로 콕 집어 규정한 건 지난 2기 진실화해위 때의 시간·비용적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종료된 2기 위원회의 조사 기간이 지난 5월 26일 만료됨에 따라 이날 2기 위원회의 청산기간이 끝난다.

3기 위원회가 하루라도 늦게 출범하면 2기 진실화해위의 자료가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가는 상황으로, 이 경우 3기 위원회는 활동을 위해 앞선 자료를 매번 국가기록원에 요청해야 한다.

지난 2기 진실화해위는 1기 위원회 종료 뒤 약 10년 만에 출범하면서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간 1기 자료를 스캔하는 데만 1년 반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이번 진실화해위원회는 비교적 조사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기 위원회 활동기간 동안 조사 기간 만료에 따라 조사가 중지됐던 사건 2111건과 부산 형제복지원, 덕성원 사건 등 미처 신청을 못했던 피해자들의 조사 요청과 관련한 대한 조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진실화해위 안팎에서 ' 26일 출범'을 '중단 없는 과거 청산'을 위한 3기 진실화해위의 주요 성과로 꼽는 이유다. 한 2기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피해자나 참고인들이 고령화로 많이 돌아가셔서 하루가 급한 상황"이라며 "2기 기록을 3기가 바로 이어받아 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올바른 3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개정 촉구 범시민사회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진실·화해기본법의 신속한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5.10.22 ⓒ 뉴스1 이승배 기자
출범 당일까지 설치 안 된 '조사3국'…대통령·국회 조속한 지명 필요

3기 진실화해위는 대규모 사건에 대한 조사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사정리법 개정안은 진실 규명 범위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직접운영했거나 지원·관리·감독하는 민간 기관에 의해 운영되었던 사회복지기관, 입양알선기관 및 집단수용시설 등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사건'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요구 중인 '조사3국'의 실질적인 운영을 위해선 갈 길이 멀다.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시설해외입양 사건 등을 전담하는 시설입양조사국 신설(조사3국)을 촉구해 왔다.

앞서 지난달 23일 행정안전부가 입법 예고한 '과거사법시행령전부개정령안'에 따르면 상임위원은 총 3명으로 한 명이 증원됐으나 공무원 총계는 137명으로, 늘어난 상임위원 한 명을 제외하곤 2기 때(136명)와 같다. 피해자들이 3기 진실화해위가 기존과 같이 2개 조사국 체제로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이유다.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며 정원, 조사 1·2·3국의 담당 업무 등을 규정하는 시행령과 직제규칙의 개정까지 늦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2기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개정안이 늦게 통과되며 위원장도 늦게 지명되고 시행령도 제때 개정이 못 돼 3기가 출범하자마자 시행령 개정을 또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조사3국' 체제로 가는 것은 확실하지만 남은 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과제가 산적한 만큼 위원회가 본격적인 과거사 진실규명에 나서기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을 채용하고 위원회 및 사무처를 구성해야 실질적인 조사 개시에 착수할 수 있다.

한 3기 위원회 설립준비조직 자문위원은 "3기 조사관 채용 등은 위원장이 임명되면 바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행안부 등에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실질적인 3기 위원회의 운영을 위해선 위원장·위원 등을 대통령과 국회가 빨리 지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다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위원장 임명에 시일이 다소 걸릴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3기 진실화해위에는 유럽지역 해외입양 사건 300여 건 등이 1호 신청 사건으로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동 신청을 준비 중인 시민단체들은 조사3국의 조속한 설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