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 일어나" vs "사형 했어야"…윤석열 무기징역 '희비교차'(종합)

중앙지법 앞 보수·진보 집회…尹 지지자 욕설·눈물
"무슨 죄 지었냐" vs "사면금지법 입법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1심 선고 기일인 1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지귀연 판사의 판결문 낭독 중계를 보고 있다. 2026.2.19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권진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에 모인 진보·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 측은 "폭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반발한 반면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환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9일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날 양측 시민단체들은 서울중앙지법과 교대역~서초역 일대 주요 집회 현장에서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을 생중계로 지켜봤고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신자유연대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욕설이 터져 나왔다. 한 청년은 선고를 듣자마자 진행 중인 라이브 방송에 대고 "얘들아 이게 나라야?"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년 여성은 흐느끼기 시작했고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무슨 죄를 지었다고 무기징역이야! 말도 안 돼"라고 했다.

인근을 지나가던 한 할머니는 "베네수엘라처럼 폭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모인 일대 곳곳에서는 과격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는 부정선거방지대(부방대) 무대에 올라 "참담하고 슬프고 분노를 동시에 느낀다. 오늘 재판은 정치적인 재판이다. 저는 이 재판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늘 이 재판 결과는 자유 안보와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고자 하는 우리의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일 오후 대전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26.2.19 ⓒ 뉴스1 김기태 기자

반면 진보 성향 시민단체 촛불행동 집회에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에 환호했다. 한 60대 여성은 "지귀연은 국민을 배신하지 않았다"며 흐느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형해야 한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다.

70대 여성 박 모 씨는 "공소 기각될까 봐 걱정했다. 무기징역 선고를 발판 삼아 투쟁을 이어가겠다"며 "반드시 내란 세력을 무너뜨리고 국민이 승리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이봉대 씨(71·남)는 "나는 전두환 때부터 지금까지 광장에 나와 길거리를 지키는 사람"이라며 "오늘 판결이 최선은 아니었지만 차선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사면금지법이 입법화돼 무분별한 사면을 없애야 한다"고 손을 뻗고 환호했다.

앞서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서초동 일대에는 공소기각을 촉구하는 지지자들과 윤 전 대통령의 사형을 촉구하는 집회자들이 모여 대립했다.

오전 9시쯤부터 붉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두른 집회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영하 2도의 한파에 일부는 은박지 담요를 덮고 연신 "윤 어게인"을 외쳤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이 법원에 도착할 무렵인 낮 12시 30분쯤부터 본격적인 집회에 나섰다. 집회자들은 "우리가 윤석열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과 '공소 기각' 피켓을 들고 "계엄은 정당했다"고 반복적으로 외쳤다.

신자유연대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이날 2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자유대한국민연대, 부방대 등의 집회 신고 규모는 총 4000여명에 이른다. 오전까지 각각 100명이 채 되지 않던 집회 규모는 오후가 되자 200명대 규모로 확대됐다.

맞은 편 길가에 자리를 잡은 만공tv 등 진보단체는 "깜빵도 아깝다 사형가자", "남편은 내란수괴 부인은 주가조작"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지구를 떠나라"라고 소리쳤다.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인원은 10명 정도로 이들은 전날부터 철야를 서며 선고일을 기다렸다.

경찰은 이들 사이에 기동대 버스로 차 벽을 세워 최대한 충돌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일부 집회자들은 막말로 서로를 자극하며 멱살을 잡는 등 사소한 마찰이 계속됐다. 보수단체 측 집회자들은 현장 기록을 위해 인근 건물 옥상에 올라간 사진 기자들을 향해 "뭘 찍냐"며 비속어를 내뱉기도 했다.

경찰은 기동대 16개 부대 1000여명을 배치해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법원 또한 지난 13일부터 이날 자정까지 필수 업무 차량을 제외한 일반 차량의 경내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동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를 폐쇄했다. 서초대로에서 법원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은 집회자들이 밀집돼 있어 경찰 펜스로 봉쇄됐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