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33명 신상공개…'사적제재' 논란 '배드파더스' 2년 만에 부활
[돌아온 양해들]① 구본창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대표
"사이트 닫자 다시 돈 끊은 '나쁜 부모들'…목표는 '폐쇄'"
- 유채연 기자, 강서연 기자,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강서연 권준언 기자 = '사적제재' 논란에 문을 닫았던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 공개 웹사이트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양해들·전(前) 배드파더스)이 지난달 26일 운영을 재개했다. 대법원이 2024년 1월 구본창 양해들 대표의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벌금 100만 원 선고유예 형을 확정한 뒤 약 2년 만이다.
사이트 재개와 함께 시작된 '신상 공개' 예고에 70여 명은 양육비를 지급했다. 현재 사이트에는 통보 후 일주일의 대기 기간을 거친 뒤에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33명의 신상이 올라와 있다.
'유죄' 판결과 함께 사라졌던 배드파더스는 왜 다시 열렸을까. 뉴스1은 지난달 22일 배드파더스 사이트 재개를 준비 중인 구 대표를 경기 화성시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양해들의 재개를 예고했다. 배경에는 한 싱글맘의 죽음이 있었다.
그는 "작년 6월에 양육자 싱글맘 한 분이 목숨을 끊었는데 그분은 배드파더스 때 신상 공개를 해서 과거 양육비를 일부 받고 매월 양육비도 받았다"며 "소송으론 못 받았던 것인데 사이트가 닫히고 나니 남편이 또 안 준 것"이라고 밝혔다.
구 대표에 따르면 고인은 2014년쯤부터 4~5년간 양육비를 못 받았다. 사이트 덕분에 받던 양육비는 사이트가 닫히자 다시 끊겨 고인은 끝내 수천만 원 수준의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
관련 법이 개정되며 형사처벌이 가능해졌으나 '양육비 미지급'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 주지 못했다. 그는 "형사처벌이 해결한 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에 따르면 양해들은 지난 2018년 7월 처음 사이트 운영한 뒤 약 1200건의 양육비 미지급 사례를 해결했다. 그는 사이트가 닫힌 후 절반 이상은 양육비가 다시 끊겼다고 추산한다.
지난 12월 30일 '사이트 재개' 공지를 띄운 이후 8일간 제보는 300건이 들어왔다. 개중에는 사이트가 폐쇄되자 받던 양육비가 끊겼던 양육자들도 있었다.
양해들은 두 차례에 걸친 제도적 변화를 불러왔다. 2021년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양육비이행법) 개정과 지난해 '양육비선지급제' 시행이 그 결과다.
그러나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구 대표는 "양해들이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대한 현재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양육비이행법에 대해서는 "시민단체들이 법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이유를 수없이 지적하고 개선을 건의했지만 지금까지 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제도에 대한 토론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성평등가족부의 신상 공개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아 효과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양육비 선지급금 회수 절차가 시작된 양육비선지급제에 대해서도 "예산이 한정돼 있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전체 양육비 피해자 중 극소수"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구 대표는 2년간 양해들 활동을 중단한 데에 '회의감'이 한몫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피해자들의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린 것뿐"이라며 "유죄라고 하니까 의욕이 떨어지고 회의감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사적제재' 논란에 대한 구 대표의 생각은 한결같다. 그는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부터 해결이 시작된다"며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사적 제재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미지급'이라는 범죄 상황이 지속되는 한, 양육비를 미지급하는 상대는 '현행범'이기에 공개가 타당하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구 대표는 '검증 절차'를 거치고 '최소 일주일'의 유예기간을 둔다는 양해들의 절차를 강조했다. 서류를 통해 지급 의무를 확인해 억울한 사례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이트에서는 양육비 미지급 기간이 6개월 이상인 경우에만 △이혼판결문 △양육비 부담 조서 △공증 각서 중 한 가지를 첨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의 요구는 크게 이행 절차 간소화와 처벌 강화 두 가지다. 그는 "양육자들이 형사 고소가 결론을 보려면 평균 5~7년이 걸린다"며 "양육자들이 아이도 키우고 돈도 벌어야 하는데 소송에만 매달릴 수 없으니 대부분 포기한다"고 했다.
양육비이행법을 개정해 징역을 최대 2년 이하로 높이고 벌금 상한도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법은 현재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 대표는 "양해들의 목표는 미지급자들에게 망신을 주는 것이 아니라 법을 바꾸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사이트를 닫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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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사적제재' 논란에 폐쇄됐던 양육비 미지급 부모 신상공개 웹사이트 '배드파더스'가 2년여 만에 다시 열렸다. 사이트가 운영을 시작한 후 두 차례 제도 변화가 있었으나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은 여전히 제도 밖의 사이트를 찾는다. <뉴스1>은 4편의 기사를 통해 배드파더스가 다시 열려야 했던 이유를 들여다보고 사이트를 닫을 방법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