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먼저 갈게"…'모텔 연쇄 사망' 20대 여성, 범행 후 태연히 문자

사망 남성과 손 잡고 모텔행…경찰선 "죽은 줄 몰랐다" 진술
기존 약물 외 다른 약품 다량 검출…국과수 수사 진행 중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지난달 말 또 다른 남성에게도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숨진 이들의 부검을 진행 중이다. 2026.2.12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약물이 든 음료로 남성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범행 직전 피해 남성과 손을 잡고 모텔에 들어갔고, 범행 이후에도 태연하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뉴스1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김 모 씨가 지난 9일 오후 8시 29분쯤 피해 남성 A 씨와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술집 거리를 걷는 장면이 담겼다.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호텔로 발길…2시간 뒤 홀로 나왔다

두 사람은 비교적 평온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거나 머뭇거리는 모습 없이 대화를 나누며 한 숙박업소로 향했다.

당시 김 씨는 검은색 외투와 바지를 착용하고 한쪽 팔에 가방을 메고 있었으며 A 씨 역시 비슷한 차림에 한 손에는 검은색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한두 번 만난 사이로 알려졌으며 사건 당일 숙박업소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묵은 숙박업소 주변은 음식점이 밀집한 '먹자골목'으로 사건 당일에도 가게들은 한창 영업 중이었으나 유동 인구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입실 후 배달 음식을 주문했고 김 씨는 입실 약 2시간 뒤 혼자 객실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당시 김 씨는 배달 음식과 A 씨에게 건넨 숙취해소제 빈 병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섞은 음료 건넨 뒤…"나는 먼저 갈게" 태연한 문자

김 씨는 또 다른 피해자인 B 씨에게는 범행을 저지른 직후 숙박업소를 빠져나와 태연하게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9시 24분쯤 김 씨와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 함께 들어갔다가 이튿날 사망한 채 발견됐다.

김 씨는 A 씨에게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B 씨에게도 집에서 미리 준비한 약물 담긴 숙취해소제를 건넸다.

당시 혼자 모텔을 빠져나온 김 씨는 B 씨에게 "(남성이) 술에 너무 취해서 계속 잠만 자니까 나는 먼저 갈게"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파악됐다.

벤조디아제핀 음료 사건 국과수 분석…"여러 약물·고농도 검출"

김 씨는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지난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이날 국립과학수사원(국과수)은 피해 남성들에 대해 부검과 약물 정밀 검사를 진행한 가운데 벤조디아제핀 성분 외에도 여러 약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과수에 따르면 높은 농도의 정신과 약물이 검출됐다. 벤조디아제핀과 알코올이 병용될 경우 뇌가 완전히 작동하지 않게 돼 호흡이나 심장을 멈추게 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두 명은 사건 당시 음주한 상태였다. 여기에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들어가면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카페 주차장과 숙박업소 내에서 남성들과 의견 충돌 등을 이유로 숙취해소제에 약물을 섞어 건넸다"라고 주장하면서도 "죽을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 씨는 전날(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구속됐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 프로파일링 분석 등 추가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