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에 재등장한 '인간 키세스'…청와대 해고 노동자 노숙 농성
대통령 관저 인근서 노숙 농성 돌입…"李대통령, 의지 보여달라"
"청와대 비정규직 해고 사태, 집안 문제부터 해결해야"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한남동 '키세스 시위대' 농성 1년여 만에, 청와대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고용보장을 촉구하며 8일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비정규직 해고 사태는 집안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부터 공공기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파 속에서 패딩과 목도리, 장갑 등을 착용하고 '청와대 비정규직 고용보장, 이재명 대통령이 해결하라'라고 적힌 몸자보를 입은 채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천막없이 은박 담요만 덮고 하룻밤을 보낸 뒤, 9일 아침 대통령의 출근길에 맞춰 목소리를 전달하겠단 방침이다.
청와대에서 안내직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한 정산호 씨는 "오늘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광화문에서 한남동 관저까지 행진했던 그날로부터 약 1년이 되는 날"이라며 "우리는 그 자리에서 정의의 실현을, 노동과 인권, 국민의 목소리가 존중받는 사회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집권한 지금도 노동 현장은 여전히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월 9일 국무회의에서 '상시·지속 업무라면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고 명확히 지시한 바 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비정규직·용역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에서 일하던 안내직·보안직·미화직·조경직·시설직 등 2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계약 연장 없이 올해 1월 1일부로 해고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청와대가 개방된 데 따라 필수 인력이 고용됐었는데,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실을 재이전하면서 인력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부터 청와대로 복귀했다.
방호직 노동자인 이우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청와대분회장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 "정권을 잡으니 보이는 것이 달라지고 돌리는 소리가 달라졌냐. 이전 정부들과 같은 길을 가고 싶은 것이냐"라며 "정말로 움직일 의지가 있다면 가장 먼저 집안일인 청와대 비정규직 문제부터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노동자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8월부터 휴업급여를 지급했고 12월 계약만료에 따른 계약 종료를 한 것"이란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동자들은 관람 사업이 재개할 경우 해고 노동자들을 재고용하고, 관람 사업이 중단된다면 기타 정부 기관·공공기관 등에 해고 노동자를 고용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 분회장은 "휴업을 시작할 땐 보안서약서를 작성하고 업무가 종료된 게 아니라 장정 휴업 상태이니 업무가 다시 개시되면 바로 복귀할 수 있게 대기하라 해놓고 이제 와서 시간을 줬다고 한다"며 "해달라는 대로 다 했더니 나가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내일까지 1박 2일 농성 후 다음 주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매일 아침 고용보장 촉구 선전전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오후 7시엔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문화제를 개최한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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